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하야] 정부, 상반기 경제운용 "미흡" 자인[펌]

정부, 상반기 경제운용 "미흡" 자인
[머니투데이 박재범기자]7일 확정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은 미흡했던 상반기에 대한 반성에서 출
발한다. 경제에 대한 인식도 "낙관"보다는 "신중"쪽으로 변화했다. 뜬구름 잡는 "장미빛" 전망보
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건설경기 연착륙 등 "현안"에 중점을 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각종 정책이 여전히 책상 위에 있을 뿐 피부로 느끼기 힘들다는 것은 문제로 꼽힌다. 정책
의 시행 여부가 법령 제·개정에 달려 있어 "실기"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또 중장기 경제정책
을 "로드맵"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도 "실천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상반기 성적표 "미흡"..신중한 경제 인식

5%대 성장 전망을 유지했지만 바닥에 깔린 인식은 사뭇 달라졌다. "소비의 완만한 회복" "설비
투자의 점진적 회복" 등 회복에 대한 전망이 신중해진 것.

이승우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소비와 투자 등 내수 회복 속도가 경기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
고도 했다. 경우에 따라 "횡보"할 수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하반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에서 한
발짝 물러난 모양새다.

이는 상반기 경제운용에 대한 자체 성적표가 "미흡"이라고 나올 만큼 좋지 않은 상황을 인정한
데서 비롯된다. 정부는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고 정책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물가까지 뛰고 있는 현실을 인정했다.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고용에 대해서도 "비관"적 입장을 취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최근
들어 경제 상황에 대해 "답답하다" 말한 것 자체가 정부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부양" 대신 "현안 대응"

안좋은 경제상황에도 불구, 정부는 "부양"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부양책"에 대한 현 정부의
거부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접근 방식은 이전 정권과 큰 차이를 보인다.

역대 정권이 "불 지피기"를 선호했다면 참여정부는 불안 요인을 제거하는 것 자체가 경기 회복
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반기 경제운용의 중점 과제로 건설경기 연착륙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등에 둔 것도 같은 맥
락이다. 방향은 "투자 활성화"에 맞춰졌다.

내수의 한축인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살길은 "투자"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
대책을 마련하고 건설경기 연착륙을 꾀하는 한편 규제를 없애는 것 등은 "투자 살리기"의 일환이
다.

◇"실기" 우려 배제 못해

상반기중 각종 정책이 쏟아졌지만 가시화된 것은 거의 없다.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
한 대책의 입법화가 지연됐기 때문. 고용증대특별세액공제, 고용창출형 창업기업 세감면 등 연초
에 마련된 정책들조차 책상 머리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경제 살리기와 민생에 "올인"하겠다는 게 정부는 물론 정치권의 외침이지만 낙관하기 쉽지 않다
. 자칫 법령 제·개정이 늦어질 경우 2004년을 위해 마련된 정책이 2005년에야 빛을 보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만큼 체감경기는 더 악화되고 경기 회복도 늦어질 수밖에 없는 노릇.

개별 정책중에선 "청년고용촉진장려금 제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청년실업 해소 노력이라
지만 이미 마련된 세제 혜택 외에 직접적인 현금 지원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도덕
적 해이"와 "편법 운용" 등의 가능성도 지적된다.

아울러 성장잠재력 확충, 경제시스템 선진화 등 중장기 과제와 관련 "로드맵"대로 추진한다고만
밝힐 뿐 구체적 실천 의지를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재범기자 [email protected]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117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