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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法 "양심적 병역거부는 유죄" 확정
하급심 모두 재개…대법관 13명중 1명 반대, 5명 '보충 의견'

최재혁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 2004.07.15 14:05 48' / 수정 : 2004.07.15 17:45 56'

▲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최모씨(가운데)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에서 유죄를 판결 받은뒤 실망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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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부(주심 윤재식·尹載植)는 15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자 최명진(23)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관 11대1의 의견으로 확정했다.
불구속상태로 재판을 받은 최씨는 관련 절차를 거쳐 한 달쯤 뒤 수감된다. 이로써 하급심의 엇갈린 판결로 불거진 법리적 논란이 일단락돼, 전국 법원에 계류 중인 220여건의 유사 사건에 대한 재판도 이번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병역의무가 이행되지 않아 국가의 안전보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도 보장될 수 없다”며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보다 우월한 가치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종교 및 양심의 자유도 다른 헌법적 가치와 국가의 법질서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돼야 한다”며 “(입영기피자 처벌조항인) 병역법 88조 1항이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부당하게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강국 대법관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만큼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며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또 이날 재판에서 다수의견을 낸 유지담, 윤재식, 배기원, 김용담, 조무제 대법관 등 5명은 보충의견을 통해 “이들에게 집총(執銃)하는 병역의무를 강제하기보다 이를 대체할 복무제도가 바람직하지만 대체복무제도 도입이 국가적 의무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씨는 2001년 11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특별한 사유 없이 입대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지난 4월 대법원에 상고했다. 최씨는 “대법원 판결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헌재는 2002년 1월 서울남부지법이 “병역법 88조가 위헌”이라며 제청한 위헌법률 심판청구 사건을 심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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