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완 "20만弗 수수설 제보 안했다"
설훈 "제보 토대로 기자회견"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이 지난 27일 법정에서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20만달러 수수 의혹’ 폭로 사건과 관련, 제보자로 지목한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그 사건을 내가 제보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시장은 “김현섭(金賢燮) 전 청와대 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최규선(崔圭善)씨가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 의원에게 뭘 주었다고 하던데 사실이냐’고 묻길래 그런 얘기를 최규선 본인으로부터 언뜻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내가 먼저 제보를 한 것이 아니라 그쪽에서 확인을 해 그렇게 말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확신을 가질만한 소스가 있었다고 보는데 그걸 밝히기 힘든 피치 못할 사정때문에 나를 정치적 브리지로 활용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도덕적으로 온당치 못하다”고 비난했다.
김 전 부시장은 또 “내가 기자회견을 약속하고 잠적했다고 그쪽(설훈의원과 김현섭 전비서관)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김 전 비서관이 모 기자에게 얘기를 해놨다며 그 기자의 취재에 응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고 이를 내가 거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설 의원과는 기자회견 이후 김 전 비서관이 한번 만나보라고 해서 만난적이 있다”면서 “당시 설 의원이 녹음테이프 얘기를 묻기에 들은 적이 없다고 했더니 최규선의 이종사촌형을 소개시켜 달라고 했지만 그쪽(이종사촌형)에서 만나길 거부해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설 의원은 “김희완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그 사람이 얘기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김씨가 당시 어떤 사기 사건에 연루돼 있어 그 사건을 무마해 달라고 우리에게 먼저 접근한 것”이라며 “나의 기자회견 내용은 김씨가 김현섭 비서관에게 밝힌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최규선의 이종사촌형인 이모씨가 테이프를 갖고 있다는 사실도 김씨가 말한 것”이라면서 “모든 내용을 다시 검찰에서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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