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 흐름이 달라진다
2004.09.18
한동안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다는 무리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더욱이 일전에 노무현 씨가 무슨 일이 있어도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철폐하고야 말겠다는 “확고한”결의를 피력한 사실을 계기로 국보법 폐지는 누가 뭐래도 국론이요 당론이라고 전 국민에게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요 며칠 사이에 “엿장수 마음대로는 되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국보법 폐기가 만만치 않겠다는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국가의 원로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물론 모두 다는 아니지만) 1천5백명의 인사들이 국보법폐지 불가의 기치를 높이 들고 당국을 향해, 국민을 향해 간절히 호소하였다. 천주교를 대표하는 김수환 추기경, 불교계를 대표하는 법정 스님도 같은 뜻을 표명하였다.
사학을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완전히 때려 부수려는 전교조의 음모에 과감히 도전하고 나선 전국의 1천여 명이나 되는 교정들이 건국대학 새천년관에 모여 반정부적 기치를 높이 들었다. 무서운 열기였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에서는 1만영이 훨씬 넘는 상이군인, 전몰가족, 전사자 미망인들이 모여 국보법폐지를 주장한 노무현 정권에 대해 강타 또 강타 - 그 현장의 열기는 진실로 불과 같았다. 거기서 김정일은 화형 당했다. 자유대한을 지키려고 팔을 잃고 다리를 잃고 휠체어에 앉아 노 정권을 성토한 그들의 모습은 눈물겨웠다. 국가보안법이 그리 쉽게 철폐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였다.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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