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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기업찬가 눈길 끄네

[정치부 정보 2급] ○…노무현 대통령이 8박 9일간의 인도·베트남 국빈방문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일정을 마치고 12일 오후 귀국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카자흐스탄·러시아에 이어 이번 두 나라 방문에서도 상상을 뛰어넘는 ‘기업 찬가’를 불렀다. 때문에 과연 노 대통령의 기업관 변화가 구체적인 정책변화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자랑스럽다,대단하다,고맙다”고 했다. “기업들이 혹시 외국기업의 미움을 받을까 걱정할 만큼 잘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국내에서 ‘참여정부의 개혁대상은 삼성,강남,서울대 등’이라는 농반진반의 말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호치민 삼성전자 현지공장에서 ‘삼성 파이팅’을 외친 장면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노 대통령은 특히 베트남에서 “(70년대에) 중화학 개발정책을 국가적 전략으로 삼아 성공했다”고 말해 386세대들이 개발독재라고 비판하는 60∼70년대 박정희식 경제개발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인도에서는 80년대 운동권의 이론이었던 ‘매판자본론’의 허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계에서는 4개국 순방의 가장 큰 결실로 노 대통령의 기업관 변화를 꼽고 있다. 베트남의 한 동포기업인은 12일 “참여정부가 경제계와 마찰을 빚고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직접 노 대통령의 기업에 대한 인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문제는 노 대통령이 해외에서 보고,듣고,느낀 것을 어떻게 경제정책과 연결시키느냐다. 노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정부의 과제를 꼼꼼이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이 “인위적 경기부양은 없다”는 원칙을 버리고 투자와 내수부진을 돌파할 특단의 경제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녹록치 않다. 여권은 출자총액 제한과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의 족쇄를 풀어달라는 대기업의 요구를 ‘투명성’을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최고 브레인인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국회에서 경제정책에 대해 “병이 깊을 때는 치료를 해야하고 동시에 진통제도 필요하지만,마약을 줘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한 임원은 “노 대통령의 해외 발언이 ‘립 서비스’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박주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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