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의 질이 나쁘다며 교장과 학교를 비판하는 글을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고교생을 학교에서 제적시켰다고 한다. 사립학교인 전북 모 고교의 이모군(16·1년)은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다른 학교 학생들은 급식에 만족하는데 우리 학교는 같은 돈을 내고도 대부분 친구들이 불만족할 정도로 형편 없다. 이는 교장이 뇌물을 받은 것으로밖에 이해가 안된다”는 내용의 글을 실명으로 올린 것이 발단이다.
학교측은 교장이 위원장인 징계위원회를 열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을 내세워 제적조처를 취했다. 자퇴처리해 전학할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는 이군 부모의 호소를 묵살하고 제적시킨 것은 한 청소년의 장래를 아예 봉쇄한 것이나 다름없다. 학교 이외의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지만 자칫하면 비행 청소년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그런 사정을 모를 리 없음에도 그같은 치명적인 징벌을 내린 것은 감정이 크게 작용한 보복으로 비쳐진다.
‘허위사실’이라지만 이군으로서는 급식이 부실하다고 확신한 것이다. 실명으로 글을 올린 것만 보아도 그렇다. 더구나 이군은 자신이 느낀 것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면서 말할 권리를 문제삼은 것은 비교육적이다. 명예훼손 운운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군은 명예훼손이 무엇인지도 잘 모를 개연성이 크며, 안다 해도 학교나 교장선생님의 명예를 깎겠다는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글을 올린 다음날 교사의 지적에 곧바로 삭제했다지 않은가.
설사 잘못했더라도 교육적 사형선고를 쉽게 내릴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른스럽지도 못한 것은 물론 교육자답지도 않다. 때론 제자라고 여기기엔 요즘 학생들이 너무 영악하다고 느껴지더라도 이해하고 교육하는 것이 학교와 교사의 의무다. 학교측은 두말 할 것 없이 이군을 복교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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