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들 “미국 아저씨, 우리 구해주세요” 추천하기
탈북 청소년들 “미국 아저씨, 우리 구해주세요”
입력 : 2007.04.13 22:44 / 수정 : 2007.04.13 23:04
탈북 청소년 3명이 작년 11월 한국으로 오려고 중국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하다 붙잡혔다. 이들이 최근 라오스 감옥에서 현지 후원자를 통해 밖으로 보낸 편지 속엔 그동안 겪은 地獄지옥이 들어 있다. 17세 최향미 양은 굶주림 속에 어머니와 함께 탈북했지만 중국에서 어머니는 인신매매범에 팔려 갔고 남동생과도 헤어졌다. 14세 최향, 12세 최혁 남매는 북에서 어머니가 굶어 죽은 뒤 다른 고아들과 함께 떠돌다 탈북했다.
흘러흘러 라오스 감옥에까지 가게 된 이들은 지난 6일엔 현지 북한 대사관 관계자의 심문을 받아야 했다. 이들이 느꼈을 공포가 편지에 생생히 담겨 있다. “조선(북한) 대사관 사람이 왔습니다. 너무 무섭고 떨렸지만 악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소리치구 나는 죽으면 죽지 북한은 안 간다. 나는 한국 사람이라구…” “아저씨, 북한만 안 간다면 지옥이라도 가겠습니다. 북한 대사관 사람들이 와서 욕하고 소리치고 黨당의 배려가 어떻다 하면서… 그 당의 배려 전 안받을 겁니다”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을 북한에서 알고 있습니다. 구해주시면 이따가 커서 은혜를 갚겠습니다.”
현지의 우리 교민들은 이들이 체포됐을 때 우리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을 찾아 온 것은 이들에겐 죽음의 사신과도 같은 북한 대사관원이었다. 어쩐 일인지 아이들 앞에 대한민국 대사관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라오스는 동남아의 대표적 親北친북 국가 중 하나다. 아이들이 3개월 형기를 마쳤는데도 풀어주지 않고 있다. 우리 공관 활동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넉 달 동안 이 불쌍한 아이들을 한번 찾아 볼 수도 없었는가. 외교부 관계자는 대신 아이들에게 특별한 대우를 라오스 측에 요청해 실현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가장 나이 어린 12세 최혁 군은 편지에서 “미국 아저씨”를 부르며 “구해달라”고 매달렸다. 이들의 사정을 공개하고 구명을 호소한 사람은 일본의 탈북자 지원단체 사무국장이었다. 우리가 못하는 사람 구실을 외국인들이 하고 있는 꼴이다. 하루라도 빨리 이 아이들을 구출하는 것이 그나마 우리가 이 부끄러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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