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제3조건,《결투》.

지금 세상 사람들이 너나 없이 추구하는 것이 "행복" 이지만,

우리는 싸우러 온 것이지,행복하게 살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머리 터지게 싸우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입니다.

우리 인류가 그 싸움의 의미,그 싸움의 상대가 누구인지를 깨닫기까지는

앞으로도 여러 천 년이 소요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아무 의미도 없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나의 후손들이

나는 다만 가슴 아프고 측은할 따름입니다.

그래서,글이라고 써봐야 헛수고인 줄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쓰고 또 씁니다.다음은 한 사람이라도 얻기 위하여.

요즘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이란

다른 사람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얻어지는 것인데

타인을 희생시키고 짖밟고서라도 나는 행복해야겠다는

광기 어린 그 동물적인 얼굴들을 보면서

나는 섬득함을 느낍니다.

결혼을 하는 자세도, 내가 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저 사람을 이용해서 내가 행복하고 싶은 욕심으로 하고 있으니

거기에 무슨 행복이 있을 것입니까!

부나비처럼,그런 동물적인 행복을 추구하다가

온 몸이 찢기는 상처와 쓰라린 화상을 입고 만신창이가 된 후에야

우리 인류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하여 온 것이 아니라 싸우러 온 것이고

그 싸움의 상대는 저마다 제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인도를 다녀오고 나서 여행기를 쓴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면

그 나라는 거리마다 사원마다 수행자들이 넘쳐난다는 것입니다.

안 먹고 안 자는 것은 기본이고

어떤이들은 외발로 하루종일 서 있는가하면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있기도 하고,맨발로 불 위를 걷고

맨 눈으로 태양을 바라보면서 자기 자신을 혹사한다는데

그들이 왜 그러겠습니까?

그들은 지금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면벽9년" 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깊은 산속에 들어가 토굴을 파고

밤낮 없이 앉아 있는 그들은 또 왜 그러는 겁니까?

그들도 싸우느라고 그러는 것입니다.

그런데,인도의 그 기행적 수도자들,그리고

머리를 깍고 승복을 걸치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내가볼 때 나약하고 소극적이다 못해 비겁하기까지 한 사람들입니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무슨 싸울맛이 난다는 겁니까?

자기 자신을 그렇게 학대하고 또

그렇게 유치한 짓거리로 무슨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까?

싸움은 역시 대처,

그중에서도 도심 한복판이 제격입니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휘황찬란한 저 네온사인들,

TV와, 컴퓨터와,고막을 찢을듯한 노래들과, 술집,노래방,나이트클럽,그리고

팬티가 보일락말락 한 미니스커트로 멋을내고 걸어가는 야하디 야한 여자들!

저렇게, 도심 속은 온통 우리를 유혹하고 우리의 본능을 자극하지만

거기에 넘어지지 않고 한 번씩 확확 떠 넘길때마다

우리의 정신적 키를 쑥쑥 키울 수 있는 곳은 역시 산속보다는,도시입니다.

"나 수행자요!" 이렇게 티를 내는 사람들은 이미 틀린 사람들이고

내가 수행자인 것을 내 옆에 사는 사람에게도 들키지 않아야 진정한 수행자입니다.

두 눈을 새빨갛게 흡뜨고 행복을 쫒는 당신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행복한 사람은,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의 "의자"입니다.

이 세상은,우리 인류는,

행복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싸우러 온 것입니다.

바로,치열한 결투입니다.

결투 없이,

깨달음,없습니다.

      강봄.

      http://cafe.daum.net/rkdqha1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