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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기관 실수 세계배포 한국 "못받았다" 종적묘연
미국의 한 연구기관이 실수로 세계 19개국의 연구소에 배포한 치명적인 독감 바이러스인 H2N2 바이러스의 샘플이 한국에서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종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전량 폐기했다고 밝힌 샘플 중 일부는 연구소에 전달조차 안 됐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측의 발표가 나오면서 바이러스 샘플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이다.

WHO의 독감담당 클라우스 슈터 박사는 19일 유엔 유럽본부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한국이 지난해 10월 6개의 실험실에서 샘플을 받았다고 했으나 최근 3곳은 샘플 자체를 받지 못했다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연구기관이 의뢰한 송달회사 측에서는 이를 제대로 전달했음을 확인하는 문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WHO는 지난 18일 샘플을 완전히 폐기한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켰으며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도 민간연구소 6곳에서 시료 6개를 받아 실험해 오다가 전량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송달회사와 민간연구소 중 누군가 고의든 실수로든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샘플의 폐기 문제를 연구소 측 보고만을 가지고 `상황 종료`를 결론낸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실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민간연구소와 우리나라 민간연구소가 샘플을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쪽에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1957년 400만명을 숨지게 한 H2N2 바이러스는 68년 다른 감기 바이러스의 득세로 사라졌기 때문에 그 뒤 출생한 사람은 이에 대한 면역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실수로 전 세계에 배포된 이 바이러스의 샘플은 현재까지 98%가 폐기된 상태다.

이문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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