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하야] 맥아더 동상철거에 대한 미 국회의원들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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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전 美하원의원(본지 회장)

지난 7월 18일 월요일 폭염에도 불구하고 전 미 국회의원들과 현 미 국회의원들이 함께 모여 워싱턴에 위치한 앤드류스라는 공군기지 골프장에서 친선 골프시합이 열렸다. 이런 대회는 종종 있지만 그 날 상품이 푸짐해서인지 그 무더운 날씨에도 64명의 전, 현 미 국회의원들이 참석하여 비교적 성공적인 대회였다.

골프가 끝난 후 저녁파티에 테이블 마다 다니며 한반도에 대한 얘기를 꺼내 그 반응을 보았다. 대략 34명이 현직 의원이고, 나머지 30명이 전직 의원이고 보니 이들의 의견을 모든 미 국회의 의견 또는 모든 미국 국민의 의견이라고 속단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감을 잡을 수 는 있겠다 싶어 앞에 나가 마이크를 잡고 한반도의 얘기를 본격적으로 꺼내 보았다. 그에 따른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대다수 의원들이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확실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예전과 달리 관심이 높았다. 북한에 대한 그들의 답변은 "인구의 절반을 굶겨 죽이는 체제가 얼마나 버틸수 있겠는가" "핵을 담보로 한 협박으로 외국 원조를 받아 겨우 지탱하며 체제를 이끌고 나가는 나라가 과연 이 지구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얼마 못 갈것이다" 식의 북한을 큰 위협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도 내심으론 관심이 많아 보였다.

특히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운동에 대해 운을 떼자 그 중 소수의 몇몇 의원들의 반응은 '전 세계 여기저기서 반미데모와 반미구호를 외치고 있는데 한국이라고 예외이겠는가' 하면서 이를 심각한 사태로 여기지 않는 듯 했다. 어디를 가나 극소수의 극단주의자들이 있게 마련이고, 이들의 소리에 구태여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태도였다.

하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내게 가까이 오더니 좀 더 자세히 맥아더 장군 동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려 하며 동상 철거에 대해 노골적으로 분노를 표시했다. “맥아더의 인천 상륙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면 한국도 지금의 북한과 같이 인구의 절반이 굶어 죽었을텐데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며 “맥아더 동상의 철거는 한국참전에 희생당한 4만명의 젊은 미국 군인들과 그 유가족에 대한 모욕이며 한국의 배신”이라고 얼굴을 붉혔다.

몇몇 의원은 국회에 들어가자 마자 맥아더 동상 철회에 대한 공식 불쾌감을 알리고 또 싫다는 나라에선 하루 빨리 미군을 철수시키자는 내용을 담은 법안통과를 추진하겠다고 흥분하며 말하는데, 나중에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정말 그렇게 까지 극단적인 결의문을 상정 할 것인지는 다소 의문스럽다.

의원들은 맥아더 동상철거는 극소수의 과격파들의 경거망동이지 결코 한국 국민들 대다수의 의견이라고는 믿지 않으며 아직도 한국을 서로 피를 나눈 동맹국으로 '설마'하는 태도다. 북한에 대한 인식도 이번 6자회담이야 말로 북한의 마지막 기회이며 이 회담에서 어떠한 결론이 나지않고 성과없이 계속 끌려 다닐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한국에도 과격파들이 있듯, 미국에도 과격파들이 있고 이들 과격파(일부 美 국회의원)들은 어차피 6자 회담은 실패할 것이며 태평양 건너까지 가서 소란 부리지 말고 이번 회담은 인접국 5개국에 맡기고 미국은 발을 빼고 돌아와서 다음 plan B 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맥아더 동상 철거 데모는 이들 강경파의 입지를 더욱 굳게 만들어 줄 뿐이다.

미국 장군중에 역사적 영웅을 꼽으라면 아마도 아이젠 하워와 맥아더 장군일 것이다. 아이젠 하워는 세계 2차 대전 연합군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켜 독일 나치를 유럽에서 몰아냈고, 맥아더는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시켜 남한의 공산화를 막아냈다. 지난해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행사로 부시 대통령을 비롯하여 프랑스, 러시아 대통령 및 독일 총리등 16개 정상들이 참석하여 거대한 행사를 치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맥아더의 업적을 기리기는 커녕 그의 동상을 철거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니 맥아더 동상이 대체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맥아더 동상을 끌어내림으로써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곧 통일이 되는가. 맥아더 동상을 끌어내림으로써 우리가 국제사회로부터 얻을수 있는게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맥아더 장군은 한반도의 분단을 부추긴 점령군” 이라고 외치는 구호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맥아더가 인천 상륙작전에 생명을 걸고 가담한 것은 그 당시 한국으로부터의 절박한 요청이 있었고, 또 UN 안보 이사회의 통과로 UN 지휘관을 맡게 된 것을 한반도의 분단을 부추긴 점령군이라 부르는것은 배은망덕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아들 딸들을 더이상 양키의 노예로 살지 않게 하라”는 구호 역시 노예가 무슨뜻인지 사전상의 의미도 모르고 쓰는 것 같다. 떳떳한 민주공화국에 사는 우리의 아들 딸들이 양키들에 의해 돈으로 사고 팔리는 노예라니.

맥아더 장군의 동상은 인천시에서 설립한 것이라고 하던데, 그렇다면 인천시에 가서 정식으로 철거를 요구하고 시의회의 공청회를 통해 법 절차에 따라야 하는 것임에도, 무법 천지 같이 쇠파이프와 각목등으로 동상을 철거시킨다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행동이다.

같은 동족끼리 맥아더 장군의 동상 앞에서 서로 치고받고 철천지 원수같이 몽둥이를 휘두르는 싸우는 사진을 보면서 어쩌다가 한국이 이렇게까지 됐는지 가슴이 아프다. 166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