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해냈다!! 16강 진출!!

▲ 한국의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지을 나이지리아와 3차전이 열린 23일 남아공 더반 스타디움에서 역전...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최종전에서 나이지리아와 비기며 천신만고 끝에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처녀출전한 이후 56년만에 얻어낸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다. 23일 남아공 더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 전에서 한국은 이정수의 만회골과 박주영의 추가골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 허용한 선제골과 후반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헌납했지만, 대표팀은 끝까지 무승부를 지켜냈다.

◆허정무 감독, '그리스전 베스트 11' 출전시켜 이날 허정무 감독은 2대0 완승을 거뒀던 1차전 그리스 경기와 똑같은 베스트 일레븐을 출전시켰다. 4-4-2 전형에서 박주영(AS모나코)과 염기훈(수원)이 최전방 투톱을 맡았고, 박지성(맨유)-기성용(셀틱)-김정우(상무)-이청용(볼턴)이 중원에 투입됐다. 논란을 일으켰던 오른쪽 수비는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다시 신임됐다. 2패로 몰린 나이지리아는 다소 의외의 카드를 꺼냈다. 4-2-3-1 전형을 택한 스웨덴 출신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은 야쿠부 아예그베니를 최전방에 세우고, 33살의 노장 느왕커 카누(포츠머스)를 뒤에 받쳤다. ‘나이지리아의 축구영웅’ 카누는 애초 조커 출전이 예상됐으나, 그리스 전에서 사니 카이타가 퇴장을 당하면서 선발로 출전하게 됐다. 골키퍼 장갑은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빈센트 에니에아마가 꼈다.

◆전반=서로 1골씩 주고 받으며 공방전 선제골은 나이지리아가 터뜨렸다.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알메리아)는 전반 12분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 상황에서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차두리 등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칼루의 움직임을 놓친 것이 화근이었다. 한순간의 수비 미스로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역습을 시도했지만 만회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전반 24분 박지성의 스루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오른쪽 측면에서 슛을 날렸지만 위력이 약했고, 전반 25분 박주영의 헤딩 패스를 보고 염기훈이 쇄도했지만 나이지리아 수비의 태클이 빨랐다. 고대하던 만회골은 다시 한 번 이정수의 발에서 터졌다. 전반 38분 프리킥 찬스에서 기성용이 올린 공을 2선에서 달려오던 이정수가 발을 갖다대 나이지리아 골문을 갈랐다. 지난 그리스전의 선제 결승골과 거의 비슷한 광경이었다.

◆후반=나이지리아 마지막 파상공세, 막아낸 한국 경기 흐름을 완전히 한국 쪽으로 가져온 선수는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후반 3분 상대 수비벽을 뚫는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 슛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거미손’ 에니에아마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만큼 날카롭게 휘어들어가는 절묘한 프리킥이었다. 수세에 몰린 나이지리아는 과감한 스루패스와 문전 돌파로 만회를 노렸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최전방 공격수 야쿠부는 후반 22분 김남일의 태클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어냈다. 순간 허정무 감독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후반 막바지 나이지리아가 공세의 수위를 올리면서 여러차례 가슴을 쓸어내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오바페미 마틴스가 1대1 찬스를 놓치는 등 굴러들어온 찬스를 잇달아 놓치며 스스로 무너졌다.

◆한국 B조 2위로 16강 진출, 우루과이와 맞대결 이날 경기에서 박주영은 역전골을 성공하면서 지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자책골 실수를 완전히 털어냈다. 동점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이정수는 벌써 2골 째를 기록하며 ‘골 넣는 수비수’로 등극했다. 나이지리아와 비긴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로 B조 최종 2위를 기록,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같은 시간 그리스에 2대0으로 승리한 아르헨티나는 3승(승점 9)으로 B조 1위에 올랐다. 한국의 16강전 상대는 A조 1위 우루과이로 결정됐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은 오는 26일 토요일 오후 11시(한국시간)에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