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꾸 뒷걸음질 치는 교원평가제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원평가제 시범 운영 문제를 놓고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일을 추진해
가는 과정에서 개선책을 찾아나가는 것인지,아니면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밥도 아니고 죽
도 아닌 것을 만드는 것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최근 교원과 학부모에게 보
낸 이메일 서신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에 의한 평가는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이
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그 결과를 해당 교사에게 참고자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부가 이달 초 ‘교원평가는 학생·학부모가 참가하는 다면평가제로 실시하겠다’고
밝힌 방안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교육부가 교원단체들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원칙을 버
리고 근시안적으로 접근한다면 문제는 더욱 꼬이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교원단체들의 주장을
보면 결론은 교원평가제를 아예 실시하지 말라는 것으므로 이런 양보를 통해 협조를 얻는다
는 것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왜 교원평가제를 실시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거듭 주장하거니와
아무리 어렵더라도 새로운 제도는 초기에 올바로 도입·시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미봉책
으로 시작하다가는 훗날 문제를 더욱 크게 만들어 역사에 짐을 남기게 될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교육부는 애초 5월에 교원평가제 시범운영을 실시한다고 했다가 9월로 미
뤄놓고 있다. 이런 식으로 땜질을 하는 것은 전형적인 기회주의라고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분명히 말하건대 교원평가에 학보모까지 배제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으로 볼 때
학부모·시민단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다. 정부가 교원단체의 집단 이기주의에 무릎을
꿇는다면 교원평가제를 찬성하는 80%의 여론이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부는 분명한 철
학을 갖고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뭐 하자는 교원평가제인가. 평가 결과도 당연히 인사와
보수결정에 반영돼야 한다.
17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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