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는 평가받기가 그렇게 두려운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오늘 교원 8만 명으로부터 기탁받은 차등 성과급 760억원을 시.도 교육청에 반납하기로 했다. 전교조는 차등 성과급 확대가 교원사회에 비교육적 경쟁을 부추긴다며 수당으로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너무나 시대착오적인 집단이기주의다.
성과급 반납 운동은 전교조의 교원평가 거부와 맞물려 있다. 근무 평가 결과를 임금이나 성과급에 반영하는 것은 시대적 대세다. 그래야 우수한 사람이 늘고 조직이 활성화된다. 교직사회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우수한 교원에게 배우고 싶어 하고, 그럴 권리가 있는 학생.학부모들의 바람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원 평가는 유명무실하고, 교원의 차등 성과급 비율(최대 20%)은 다른 공무원보다 낮은 게 현실이다.
이런 마당에 전교조는 평가와 차등 성과급 자체를 거부한다. 철밥통만 지키려는 수구(守舊)집단이 됐다. 반납 운동도 사실상 엄포에 불과해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교육부는 법적 근거가 없어 반납금을 받을 수 없다. 전교조는 차등 성과급이 도입된 2001년에도 반납 운동을 펼쳐 성공한 뒤 성과급을 조합원들에게 되돌려준 적이 있다. 이번에도 같은 전술인가. 진정 반납할 생각이 있다면 정부가 받을 수 있는 지정 기부금으로 내라. 그럴 마음이 없다면 실업자가 즐비한 세상에 임금도 아닌 성과급을 갖고 배부른 장난을 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전교조는 집단이기주의, 좌파 이념 교육, 비현실적 평등주의 교육, 빗나간 정치 투쟁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갈수록 엇나가고 있다. 전교조 집행부는 최근 교원평가.차등 성과급 반대 전국 순례 운동을 시작했다. 다음달 말에는 대입을 앞둔 학생들을 볼모로 한 연가(年暇)투쟁까지 계획하고 있다. 전교조가 기고만장한 것은 그동안 교육부가 전교조에 질질 끌려왔기 때문이다. 마침 교육부가 이달부터 교원평가 제도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라.
[중앙일보 교육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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