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북정책 '급 좌향좌'.. 논란 일 듯
북 체제 인정-신문.방송 수용-남북 FTA.경제대표부 추진
박요섭 인턴기자 2007-07-04 오후 8:28:41
한나라당이 4일 좌파 성향의 새 대북정책을 공식 발표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정형근 최고위원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 대북 무상 쌀지원, 남북경제협력 활성화, 북한 언론 전면 수용 등을 담은 이같은 매우 전향적인 '한반도 평화비전' 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 최고위원은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보고에서 "그동안 한나라당은 대북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선(先) 안보, 후(後) 교류협력'을 강조한 나머지 동북아시아의 탈냉전 흐름을 일부 간과하는 등 현실적인 대응력이 미흡했다"며 "적극적이고 유연한 새 대북정책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 평화비전'이 지향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필요하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이번 새 대북정책은 크게 ▲북핵 불용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및 통일기반 구축 ▲북한 개혁-개방을 통한 남북 상생공영 ▲북한 자립경제 기반 마련 ▲동북아시아 평화번영 토대 구축 ▲사회문화 교류를 통한 민족동질성 회복 ▲북한인권 개선 및 인도적 현안 적극 해결 등 7대 목표와 ▶비핵 평화체제 착근(着根) ▲경제공동체 형성 ▲통행-통신 협력체제 기반 구축 ▲인도적 협력 지원 ▲인권공동체 실현이라는 5대 중점과제를 명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은 북한 경제 지원책과 관련해 비핵화 이후 '북한종합부흥계획'을 실행해 서울과 평양에 경제대표부를 설치하고 매년 3만명 규모의 북한 산업연수생을 받아 선진기술 등을 전달하기로 했고, 서울~신의주 간 신(新)경의고속도로 건설과 김포~신안공항 간 남북정기항공로 개설, 한강~예성, 임진강 선로 개설 및 남북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기존 개성공단 사업을 사실상 이어 발전시키는 내용의 대북 경제지원 확대 의지를 천명했다. 이를 위해 개성 산업단지를 현대화하고 철원-파주의 경제특구, 속초-거진항의 대북특구, 금강산과 설악산을 이은 관광특구 등 3대 특구 안을 검토키로 했다.
특히 이번 새 대북정책에서 가장 좌파적이라는 비판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은 통행-통신 협력체제 기반 구축이다. 이 부분에서 한나라당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른 남북자유왕래를 실현한다는 명분 아래 DJ정부와 현 정부도 추진 안한 언론시장의 전면 개방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원활한 개방을 위해 남측이 먼저 북한의 신문-방송을 수용하고 개성과 금강산 일대에 인터넷을 개통시켜 주는 등 북측에 파격적인 '선물'을 제공할 것을 명시했다.
대북 쌀 지원도 DJ정부나 현 정부보다 훨씬 더 나아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북한 극빈층 300만명에 대한 식량지원의 일환으로 매년 15만t의 쌀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임산부, 영유아,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분유와 영양제 등을 무상 제공하는 한편 전염병 등이 발생한 적이 있는 질병 취약지역에는 의료 서비스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여기서 이 모든 인도적 지원액이 북한 당국까지 전달되는 과정상의 투명성이나 이에 관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나마 당의 기존 상호주의 노선이 일부 반영된 곳은 5대 중점과제 중 '인권공동체 실현' 부분으로, 한나라당은 북한인권침해 기록 보존소 설치와 정치범 수용소의 해제 등을 언급했으나 이도 각종 지원을 전제로 한 요구사항이어서 강제성을 띄고 있지는 않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에도 현금 제공이라는 조건을 달아, 새 대북정책이 과연 우파 정당인 한나라당의 성격에 맞느냐는 정체성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625226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