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0만불 제보' 공방
한나라당은 28일 민주당 설 훈(薛 勳) 의원이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 20만달러 수수 의혹의 제보자가 김현섭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배후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지난해 이회창 후보가 최규선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폭로한 설 의원이 청와대 민정비서관 지시라고 자백, 정치공작임이 드러났다"며 "설 의원은 국민을 기만한 데 대해 사법부 판단과 별도로 응분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일개 실무비서관의 지시로 이런 엄청난 사실을 폭로했다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으며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의 개입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청와대에서 대선을 앞두고 여러 건의 정치공작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대선은 청와대 중심으로 민주당 실세들이 주도한 비열한 정치공작이자 희대의 정치 사기극이었다"며 "대북 불법 뒷거래, 설훈 의원 공작, 병풍 의혹 등 공작과 음모에 의해 대통령 선거의 당락이 뒤바뀐 것은 통탄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종희(朴鍾熙)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 전비서관은 허위폭로극의 배후가 누구인지 고백하고 모든 실체를 밝히라"며 "이 범죄행위에 가담한 자들은 석고대죄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며 우리당은 검찰이 권력핵심의 선거중립 훼손을 엄중 단죄하지 않을 경우 정치공작의 공범으로 알고 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한나라당과 최규선씨가 어떤 관계였는지와 이회창 전 총재측이 20만달러를 받았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며 "한나라당은 사건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장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최씨와 한나라당측이 직간접적인 교분을 갖고 있었음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며 더욱이 이 전 총재의 장남과 e-메일을 주고받았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며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는 검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며 길고 짧은 것은 재봐야 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20만달러 의혹' 제보자로 지목된 김현섭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한 방송기자와 만나 "이미 서울에서 검찰조사를 받고 진상을 밝혔다"면서 "설훈 의원이 뭐라고 말을 해도 응대하지 않을 것이며 내가 응답하면 다시 설 의원이 해명하면서 상황이 자꾸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맹찬형 기자 )
4880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