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져야 할 것이다
2004.09.08
오늘의 국정원의 전신은 안기부이다. 안기부의 전신은 중앙정보부이다. 이름이 바뀌면서 내용이 몽땅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중앙정보부의 본래의 사명은 남파된 간첩들을 잡고 그 놈들의 조직에 속한 자들을 일망타진하는 것이었다. 적을 이롭게 하려는 자들을 발견하는 즉시로 잡아들이는 과정에서 억울한 사람들도 더러 있기는 하였겠지만 그 덕에 용공, 친공주의자들이 대한민국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일전에 TV를 보고 있자니 국정원의 원장이라는 자가 나와서 기자가 묻기를 “국가보안법 폐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하였더니 대뜸 하는 말이 “국보법이 폐지되어도 별 일은 없습니다”라고 답하는 광경을 지켜보며 저런 사람이 어떻게 간접침략을 물리쳐야 할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감히 그런 답변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기가 찼다. 나라가 망해도 묘하게 망하게 되는구나 하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TV에 나와서 그렇게 말하던 국정원장이라는 사람의 그 얼굴을 나는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그 사람은 자기가 던진 그 말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책임을 운운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된다면 더 할 말은 없겠지만. 어쩌다 나라가 이 꼴이 되었는가. 적의 침략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직접이고 또 하나는 간접이다. 우리는 이 간접침략 때문에 다 죽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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