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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젊은이들 남한 해병대머리 흉내내

언제나 단정한 외모를 중시하는 북한에서 두발규정은 남한보다 더 엄격하다. 북한은 새것에 민감한 청년학생들이 자본주의문화에 물젖는 것에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청년들의 사상생활과 조직생활은 물론이고 옷차림에서 머리까지 그들이 지켜야 할 규정을 만들어 놓고 사생활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극도의 증오감을 표출하고 있는 북한에서 청바지를 입지 못하는 규정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오래전부터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남산고급중학교 시절에 하고 다녔다는 상고머리를 학생들이 본받아 깍고 다녀야 할 표준헤어스타일로 장려해 왔었다.

그러나 건전한 기풍을 강조하는 당국의 단속통제 속에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행했던 장발머리가 북한 젊은이들 속에서 유행되었던 적이 있다. 장발머리 뿐 아니라 나팔바지도 젊은이들 속에서 인기가 많았다.

장발머리에 나팔바지를 입고 학교에 갔다가 선생들의 무지막지한 가위질에 머리칼이 볼품없이 잘리고 바지가 찢어져 나가는 수모를 북한에서 학교를 다닌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문을 닫아 매고 빗장을 질러도 멋을 부리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이야 어디 가겠는가? 요즘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를 적어도 한 두 개씩은 시청한 적이 있는 북한의 젊은이들은 남한드라마에서 나오는 헤어스타일 까지 그대로 모방하고 있어 북한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뒷머리를 빡빡 밀고 앞머리만 조금 남기는 스포츠 머리 또는 패기 머리(해병대 머리)는 북한의 젊은이들 속에 인기가 많아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고등중학교 학생들도 이 머리를 깍고 다니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자본주의 풍에 물젖는 학생들의 사상정신적 변화를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북한의 청년동맹 기관지 ‘새세대’ 5월호에서는 청년학생들이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의 반동성과 위험성,해독성을 똑똑히 인식하고 부르죠아사상문화를 철저히 짓부셔 버리기 위한 투쟁을 힘차게 벌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머리모양도 사회주의생활양식에 맞고 선군시대의 청년들답게 건전하고 단정하게 깍아야지 자본주의 날라리 풍에 물젖어 외국의 머리모양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은 우리내부를 변질시키려는 적들의 모략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어필하고 나섰다.

그러나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유행은 평양시와, 평성시, 신의주, 청진, 함흥, 원산, 나선시, 등 북한의 중요 대도시에 거주하는 젊은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강압적으로 누른다고 그 욕구가 말소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인간본연의 욕구는 억눌리면 억눌릴수록 더욱 호기심과 반발력만 키워주는 법이다.

박금철 기자 [email protected] 621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