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내홍" 조짐…상근거부 대거 사퇴[펌]
[머니투데이 여한구기자] 민주노총이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 비리사태와 관련해 수습책을 내놓
았음에도 "지도부 즉시 총사퇴"를 요구하며 노총 현직간부들 대거 사퇴하는 등 내부 반발이 걷잡
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김태연 정책국장과 이승철 조직부장 등 13명의 노총 상근간부들은 13일 오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수호 위원장은 즉시 사퇴해야 한다"면서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현 체제로 하반기 투쟁을 수행한 뒤 조기선거 실시라는 대책을 내놨는데
사태의 심각성에 애써 눈을 감은 안이한 상황인식이자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한 발상"이라
고 질타했다.
또한 "무한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지도부 공백을 내세워 실질적으로는 책임을 회피하는 집행부의
태도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미 지도력을 상실한 현 집행부가 투쟁의 구심점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무망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 위원장과 뜻을 같이했던 상근 간부들조차 지도부의 사태수습 조치에 반기를 듬에 따
라 이 위원장 체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또 현 지도부에 반대하는 "현장파"와 "중앙파" 등 범좌파 세력들도 "지도부 사퇴"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어 "내홍"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자연스럽게 이 위원장이 추진중인 하반기 투
쟁력도 약화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실제 공공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노총 집행부는 결단이 아닌 중집위 결정으로 문제를
덮으려 하고 있다. 집행부가 현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 있는 결단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
다.
앞서 12일에도 이경수 민주노총 충남지역 본부장이 "이런 상태에서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11
월 정치적 총파업을 조합원들에게 설득할 명분이 없다"며 본부장직을 사퇴하는 등 반발이 이어졌 다.
"현장파"에 속하는 "노동자의 힘"은 "집행부의 총사퇴만이 조합원 대중과 전체 노동자계급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지는 것이며, 바로 이것으로부터 조직혁신은 출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운영위원들도 "하반기 투쟁을 앞두고 현장의 동지들이 신뢰하지 않은 지도
부가 투쟁을 승리로 만들 수 있겠느냐"면서 지도부의 즉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이밖에 노총 홈페이지에는 "이수호 체제 한시적 유지"라는 중집회의 결정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고 주장하며 지도부의 결단을 요구하는 글들이 이어지는 등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여한구기자 han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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