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왜 사립학교에 그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가? 학교법인은 왜 당해 학교에 대한 지원은 미진하면서 온갖 권리행사만 다하려 하는가? 사립학교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국고에 의존하고 있으면서 정부가 간섭하지 말라는 것은 명분이 약하지 않은가?
이는 사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사학을 흠집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중등사학에 대한 국가지원의 당위성은 논자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그동안 공청회, 세미나 등의 자리에서 제시된 여러 가지 주장을 토대로 하여 필자의 의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는 그 설립주체만 다를 뿐 다같이 공교육을 담당한다는 기능상의 측면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둘째, 사학에 대한 국가지원은 사학재단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사학에 재학중인 학생에 대한 지원이며, 모든 국민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지원 곧 국민교육권(학습권)에 대한 지원이다.
셋째, 국가의 지원금은 국민이 낸 세금이다. 자기가 낸 세금이 자기 자녀가 다니는 사립학교에는 지원되지 않고 다른 집 자녀가 다니는 공립학교에만 쓰이고 있다면 이것은 불합리하다.
넷째, 수익자 부담원칙에 의하면 교육비는 마땅히 수익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교육의 수익자는 좁게는 학생․학부모이지만, 넓게는 국가․사회이다.
다섯째, 중학교 의무교육, 고교 평준화 시책하에서 국가는 중등사학의 재정부족을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 사이에 교육여건상의 격차를 해소하는 일은 평준화시책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여섯째, 정부는 중등사학에 위탁교육을 실시해 오면서도, 물가억제, 중학의무교육, 평준화시책 등의 사유를 내세워 수업료를 통제해 왔다. 이로 인해 중등사학에 치명적인 재정결손이 생겼으므로 그 결손액은 마땅히 정부가 메꾸어 주어야 한다.
일곱째, 현재 중등사학은 고등학생의 53%, 중학생의 21%를 길러내고 있어 그 국가적,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따라서 재정상태가 현재와 같이 열악한 사학에 대하여 획기적인 국가지원 없이는 사학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고, 사학의 발전 없이는 이 나라 교육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여덟째, 사학에 대한 국가지원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아홉째, 교육기본법 제25조(사학의 육성)에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사립학교를 지원 육성해야 하며 사립학교의 다양하고 특성있는 설립목적이 존중되도록 하여야 한다고’로 규정함으로서 국고지원의무를 명백히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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