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렇게 믿고 산다고 자부하는 우리 사회에도 “계약”이라는 것이 있다.

계약이란 무엇인가?

약속을 불이행하는 경우를 염두에 둔 “불신”에 기반한 약속이다.

약속을 이행할 것을 확실하게 믿을 수 있다면, 계약을 굳이 맺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계약에는 반드시 위반에 대한 댓가를 설정해두기 마련이다.

계약이 주로 사인(私人)간에 이루어지는 약속이라면, 협정이나 조약은 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약속이다.

그럼 국가 간의 협정을 위반하였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보통 국가 간의 협정에 대하여는 위반에 대한 댓가를 설정하기 보다는 협정 파기로 인식되고 있다.

굳이 위반에 대한 댓가를 든다면, 상호주의에 의하여 상응된 다른 사항의 위반으로 응수하든지....

그게 아니면 실력행사로 그 책임을 따진다. 전쟁 말이다.

지금까지 북괴와는 “선언” 등의 이름으로 수많은 협정을 맺어왔다.

그런데, 언제나 먼저 어긴 것은 북괴였고, 우리는 항상 행여 엉뚱한 트집잡힐까 준수하느라 스스로 족쇄를 채웠다.

그런 세월의 누적 탓인지, 협정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만 족쇄 채우는 기이한 형태로 변질되었다.

결과적으로 스스로 북괴 앞에 구속되기를 선언하여 이를 금과옥조로 삼은 역사적 굴종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본질적인 협정으로 볼 수 없다.

이번 대북삐라 사건만 해도 그렇다.

“이명박 역도”식으로 상호비방 중지를 북괴가 먼저 어겼다.

그래서 대북삐라 살포는 “이에는 이” 즉, 겨우 상응된 수준 밖에 안 된다.

그것도 정부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상응조치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데, 이를 트집 잡아 북괴가 개성공단 차단, 금강산관광 중단을 주장하였다.

이는 거지가 두 손으로 밥 안 준다고 자기 쪽박 깨며 땡깡 부리는 꼴 밖에 안 된다.

우스운 일이다.

그런데, 이런 우스운 일을 무서워하자며 호들갑 떠는 부류들이 있으니,

뭐가 답답하여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 미안해야 한다”식으로 노는가?

그들은 핵을 가진 북괴와의 전쟁만은 절대로 피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보면, 도대체 그들의 조상이 의심스럽고, 그들의 전생의 직업이 무엇이었는지 대단히 궁금해진다.

거지가 쪽박 깨면 동냥을 안 주면 그만이다.

답답하면 거지가 사과하고, 깨끗한 새쪽박을 갖고 와서 두 손으로 받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북괴가 핵으로 불바다 애기 꺼내면, 우리도 핵으로 떠들면 된다.

그들이 10킬로톤으로 위협하면, 우리는 10메가톤으로 위협하면 된다.

이들은 남한 핵개발을 미국이 방해해서 못 한다고 구실댄다. 웃기는 소리다.

그들 말대로 한미동맹 깨버리고 북괴가 아닌 우리 남한이 그들이 말하는 민족 핵을 가지면 뭐가 덧나나?

장검 만들 대장간 가진 자가 기껏 은장도 하나 겨우 가진 자를 두려워한다니 웃기지도 않은가?

어쨌든 이성에 기반한 협정이 안 통하는 북괴와는 앞으로 협정 운운하며 다룰 필요가 없다.

박상학 대표가 삐라살포를 3개월 간 좀 쉬겠다고 한다. 북괴의 반응을 볼려고...

이때가 북괴의 소원대로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을 철수할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북괴가 쪽박 깨는 깽판부리면, 우리는 동냥 끊는 오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너들이 자꾸 못하게 하니까 안 하겠다면서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