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심리적'과반 150석 붕괴
[데일리안 2005-01-27 15:50]
오시덕씨 ⓒ 연합뉴스
대법, 오시덕씨 선거법위반 벌금1500만원형 확정
당선무효형받은 8명도 의원직상실 가능성 커 법적과반붕괴 초읽기
[데일리안 구민회 기자]국회 과반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열린우리당의 150석선이 붕괴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규홍 대법관)는 17대 총선 당시 선거운동원을 동원해 유권자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열린당 오시덕(충남 공주 연기)의원에 대해 27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오씨는 선거법상 당선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됨에 따라 이날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열린당은 총선에서 299개 의석중 152석을 차지해 과반을 확보했지만 김원기 국회의장의 자동 탈당과 이상락씨의 의원 당선무효로 인해 150석을 겨우 유지했으나 이날 판결로 1석이 더 줄어 149석이 됐다.
오씨의 의원직 상실로 인해 국회의원 재적 자체가 297석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열린당은 1석 차이로 과반을 가까스로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이제 오씨가 시작일 뿐'이라는 점에서 열린당 내에서는 심리적 과반선이 무너졌다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열린당의 과반석 붕괴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입각제의와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구애'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열린당에서도 이미 오씨의 의원직 상실을 염두해 두고 4월 재보선 겨냥해 예비주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26일 열린당 신임 지도부와 만찬회동 에서 "(여당의)과반수 확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며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로 열린당 내에서 과반수에 대해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숫자 한두명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밝혀 이미 과반의석을 지키기가 어려워 졌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또 "대의를 갖느냐, 대의에서 벗어나느냐가 핵심적 문제"라며 "긴 승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지지도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표면적으로 최근 실패로 돌아간 민주당 구애작전이 열린당 과반수 의석유지를 위한 민주당과의 합당이나 연정차원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지만 내부적으로 충격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다가 현재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열린당 소속 의원 31명 중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의원이 오 의원을 제외하고도 무려 8명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당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사람 중 열린당 김기석(경기 부천원미갑) 김맹곤(경남 김해갑) 복기왕(충남 아산) 신계륜(서울 성북을) 이철우(경기 포천·연천)의원 등 5명은 대법원 최종 판결만을 남겨두고 있어 상당수는 다음달 말까지는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구민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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