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6일 “대통령 임기중간에 선거 같은 것이 자주 안 오면 좋겠다”며 “선거 변수가 끊임없이 끼어들기 때문에 국정이 굉장히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3주년을 맞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가진 북악산 산행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 5년이 긴 것 같다. 대통령이든, 정부든, 국회든 5년에 계획을 세워서 일을 제대로 한다고 생각한다면 중간 중간에 선거가 자주 있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형식논리적으로는 2∼3년 업적의 중간 평가를 위해 적절하게 (임기 중간에) 선거를 넣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며 “그러나 2년을 갖고 중간평가를 한다고 하면 결국 이미지 평가일 수밖에 없으며, 중간 선거는 여러 변수가 끼어 들기 때문에 그것을 평가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임기 중간에 선거를 자꾸 하는 것이 국정운영에 합리적이지 않고 일하기에 아주 곤란하다”며 “하는 일이나 하려는 일들을 선거때문에 중지해야 하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내가 하든 누가 하든 임기 중간의 선거때문에 국정이 너무 많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임기가 10년이든, 100년이 되든 다른 선거를 하게 되면 임기가 긴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평가와 심판을 한꺼번에 모아서 진퇴로 결정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언급을 둘러싼 개헌 시사 해석과 관련, “개헌을 고려한 얘기는 일절 없다”며 “개헌은 대통령의 역량 범위를 떠난 것이며, 특정 개헌 이슈에 대해 의견을 표할 수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주도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여러 정치 상황으로 볼 때 대통령인 내가 개헌문제를 끄집어내 쟁점화하고 그것을 추진해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국정의) 우선순위에 있어 다른 일을 희생시키면서 개헌을 정치의 중심 쟁점으로 삼는 것은 나로서도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헌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문화이며, 제도가 좀 나빠도 잘 운영하면 좋은 것이고 제도가 좋아도 운영 잘못하면 안되는 것”이라면서 “좋은 제도가 필요 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좀 지나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국정운영과 관련, 노 대통령은 “국민들의 안정된 삶, 지속적 성장, 또 사회통합을 위해서 양극화 문제는 반드시 해소해야 되고 더 뒤로 미룰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 같다”면서 “이 부분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기할 것이며, 적어도 다 해결은 못하더라도 청사진은 제시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양극화 다음에 아주 역점을 두어 꼭 됐으면 하고 추진하는 것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로 아마 남은 임기 동안에 제일 큰 이슈가 아닐까 싶다”며 “ 이 시기 큰 하나의 전환점으로서 한번 도전에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