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마취시킨 남북 열차쇼>
-충동적 감상적인 쏠림증에서 벗어나야-
남북 철도가 끊긴지 57년만에 다시 이어졌다. 정확하게 말하면 "끊어졌던 철길은 다시 이어졌다./ '열차는 시험적으로 어제 한 번 운행되었다.'/ 그러나 열차가 언제 쯤 남북을 정상적으로 오고가게 될 것인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끊어졌던 철길을 다시 잇고, 시험적이고 단 한 번이긴 했지만 남북 간에 철도 운행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적인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 상징성만 가지고도 큰 의미가 있고 어느 정도의 흥분이 없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 우리는 무슨 일만 있으면 매스컴이든 일반 국민이든 앞뒤를 가리지 않고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려버린다는 점이다. 남북철도 연결 행사만 해도 그렇다. 텔레비전은 아침부터 현장 중계방송을 하더니 뉴스 시간마다 그 얘기요, 밤 9시에는 특집뉴스를 편성해 30분 이상을 그것만으로 판을 짰다. 신문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북관계에 있어서는 냉정할 때는 냉정하고 중심을 잡아야 할 때는 중심을 잡는 것이 정부이어야 하는데 정부 스스로 일회성 이벤트에 매달려 크게 한 건 하려는 데만 눈이 벌겋다. 또 객관적이고 냉철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 매스컴들조차 충동적이고 감상적으로 흐른다. 그 결과 국민들은 차분히 생각하기 보다는 충동적, 감상적이 돼 버리고 만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놓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돼버리는 경우가 많다.
남북철도 연결문제는 이미 지난 1991년에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됐던 것이다. 그후 16년 만이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만에 겨우 시험운행 한 번 한 것이다. 철도를 연결하는데 들어간 돈은 우리가 북측 구간의 공사비까지 떠안았기 때문에 5454억 원이나 된다. 그리고 이번 한 번의 시험운행을 위해 우리는 북측에게 '경공업제품 원료비' 라는 명목으로 750억원을 주게 돼있다.
퍼주기가 문제가 아니다. 정말 심각한 것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채택한 잠정합의서다. 우리는 쥐꼬리만큼 얻은 반면 북은 우리의 목줄을 잡고 두고두고 우려먹게 생긴 것이다.
우리는 철도·도로 통행을 항구적으로 하기 위한 군사적 보장을 받으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의 단1회 시험 운행만 하기로 합의됐다. 반면 북한은 철도개통과는 관련이 없는 NLL(서해 북방한계선)재설정 문제를 물고 늘어진 끝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협의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남북기본합의서 제11조에 명시된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다. (제11조;-南과 北의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1953년 7월 27일자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
NLL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는 것은 내 목에 칼을 들이대는 문제에 대해 협의하기로 한 꼴이다.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을 ‘공동어로’구역으로 할 것과 ‘해주 직항로’ 문제를 기회 있을 때 마다 끈질기게 들고나오므로써 NLL을 무력화시키려 할 것이다. 집권 좌익들이 헌법 제 3조 영토조항을 고치겠다고 하더니 독도는 일본이 물고 늘어지고 서해 북방한계선은 북한이 물고 늘어진다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드는데 한 몫을 한 이재정 이종석 임동원 이영희 백낙청 한완상 송기인...등 좌파 집권세력은 열차 안에서 한반도기를 흔들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청놓아 부르며 감격해 하는 모습들이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이들 좌파 집권세력은 올 연말에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권을 유지하려하고 있다. 북이 달라는 대로 다주고 하자는 대로 다 해가면서 열차시험운행 이라는 1회성 이벤트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국민을 마취시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번 열차 쇼를 통해서 "평화와 화해"라는 이름의 마취주사를 맞은 셈이다 정신력이 약하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은 그것 한 방으로도 정신이 오락가락할 것이다. 좌파 정부는 북한과의 합작으로 평화니, 민족이니, 민족경제 공동개발이니...하는 그럴싸한 흥분제, 마취제, 최음제...등을 앞으로 집중 투여할 것이다.
그럴 때 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신력이 허약한 사람들은 정신이 혼미해져 가진 것 다 잃고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기 쉽다. 그리고 남북 합작으로 투여하게 될 가장 강력한 마취 흥분제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남북정상회담 이라는 마취 흥분제 한방이면 특별한 정신력의 소유자 일부를 제외하고 반 이상이 제 정신을 잃고 남북합작 공작의 덫에 걸려 그들의 뜻대로 놀아날 것이다. 우리 모두 정신 바짝 차리고 충동적 감상적인 쏠림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마취제를 투여하더라도 제 정신을 잃지 않도록 완벽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운명은 끝장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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