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특별전형제도 도입 당시 반대 논리의 하나가 대학입시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특별전형’의 허점을 노려 농어촌 위장거주 등 다양한 편법이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제도가 도입된 것은 영농후계자나 어민들이 자녀의 대학진학 문제 때문에 농어촌을 지키지 못하고 도시로 몰리는 황폐한 교육현실을 감안한 명분 때문이었다. 위장전입 등 편법이 해마다 문제가 됐지만, 농어촌 특별전형제도가 정착된 것은 농어촌 출신 학생들의 대학 입학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순기능을 평가받아서다.
그런 농어촌 특례입학에 ‘읍·면 지역’이란 적용 범위를 6개 지방 도시로 확대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일이다. 당장 올 2학기 대입 수시모집 농어촌 특별전형에서 수험생이 2배 이상 증가해 평균 경쟁률이 3.89대 1로 치솟은 것은 그 때문이다. 더욱이 평균적으로 수능 점수가 높은 시 지역 학생들과 경쟁할 경우 불리할 것으로 판단한 읍·면 지역의 농어촌 학생들의 응시 포기 사례가 속출하는 현상은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지난 봄 적용 범위의 확대가 발표되면서 우려했던 문제가 그대로 현실화한 것이다. 한마디로 농어촌 특별전형의 의미가 왜곡되고 퇴색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적용 범위가 지방 도시로 확대된 만큼 위장전입 등 편법 사례는 더욱 늘어 자칫 농어촌 특별전형의 근간을 훼손할 가능성도 있다. 매년 편법이 반복되어 왔음에도 교육당국이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채 적용 범위만 넓힌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지방 중소도시 학생들도 농어촌 지역 학생들만큼이나 교육여건이 열악하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해명이 틀리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 말대로라면 ‘농어촌 특별전형’이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 특별전형’이다. 농어촌 살리기 차원에서 도입된 농어촌 특별전형의 참뜻을 왜곡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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