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공즉시색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용어중의 하나가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란 말이 있다. 색(色)을 “산스크리트어로 루파”라고 한다. 즉 [형체가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일체를 말한다. 그 것이 이 공(空)이라는 것이다. 空의 원어는 순야타(dunyata)인데, 텅 빈 것, 즉 영(零)이라는 뜻이다.

이 세상에 비어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空은 부정해가는 작용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 “나”란 존재 무엇일까? 생각해보자, 내 눈에 비춰진 모습 정말 “나”일까/ 그러나 이 몸이 “나”라고 해도 그 세포는 시시각각으로 생겨나고 죽고 있다. 엄밀히 말해 어제의 나라는 몸과 오늘의 나라는 몸은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물리적 변화를 갖지 않는 마음이 “나”일까? 하고 반문? 자문해 보면, 무엇 인지는 모르겠으나, “나” 자신과는 다른 것같이 생각된다. 이렇게 하나 둘씩 스스로에게 묻고 또 대답해가면, “나” 즉 자기란 무엇일까? 당최 해깔리는 의문투성이가 된다.

그리고 “허무(虛無)”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왜? 허무할까? 라’ 묻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더욱 자기 “나”를 모르게 된다. 그래서 궁지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 막다른 궁지에서 미묘한 변화가 일어난다.

“즉(卽)”이란 말에 [미묘함]과 [움직임]이란 뜻이 들어있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미묘한 움직임은 사람이 막다른 궁지에 처했을 때야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다. 이때 나타나는 것 즉(卽) 色卽是空이다.

그리고 空卽是色의 “空”은 색즉시공의 공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눈으로 보아서 “텅 빈”것이며, 허무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것이 대비(對比)임을 알게 된 空이기 때문이다. 고통이 없는 인간이 이것을 실감하지 못하다가 궁지에 몰려 자기가 허무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이를 느끼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란 말은 연결된 하나의 말로서 이해되지 않으면 안된다. 중용한 것은 궁지에 몰린 사람이면 누구나 이렇게 느끼게 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달마스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대가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과 삼독(三毒)으로 고통을 받는 한 망상에 빠진 그대의 마음은 그대로 하여금 붓다(Buddha)를 볼 수 없게 할 것이다. 만약 그대가 의미를 찾으면서 모양에 집착한다면 그대는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과거의 성인들은 말이 아니라 자기 성찰을 키우는데 힘을 썼다. 이 마음이 모든 덕의 근원이다. 그리고 이 마음이 오든 힘의 으뜸이다.

니르바나의 영원한 축복은 마음이 쉬는 데서 나온다. 삼계에 태어나는 윤희도 이 마음에서 비롯된다. = 달마스님=

세상 사람들은 어찌하여

화우(火牛, 꼬리에 불붙은 말)로 쫓고

풍마(風馬 흥분해 돌아다니는 말)로 유혹할 줄만 할고,

그 천성(天性, 인간본연의 모습)에 자적함을 생각하지 않는가,

친북좌파들과 우익인척 탈을 쓰고 날뛰는 저자들을 보면, 이가 다, 북북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