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이 사람 /86/ 엉터리 숫자를 羅列한 便紙
정치인 노무현씨는 2005년 8월, 저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인쇄된 날은 8월 15일로 되어 있지만, 제가 이 편지를 받은 것은 8월 10일입니다.
나에게만 보낸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이산가족들에게 보낸 것일 터이므로 대단한 비밀도 아니라고 보아 여기 공개합니다.
* 2매의 편지지의 지질(紙質) : 레자크지(紙)? 아주 두꺼운 최고급지로 황색임. 박대통령은 보통 모조지로 답장을 했는데…….
* 활자 : 궁서체 14포인트.
이 편지에서
그는 의도적 거짓말(뻥튀기)도 하고 결과적 거짓말도 했습니다.
1. 의도적 거짓말.
이산가족 상봉자가 2005년 8월 현제로 1만 명 가까이 된다는 거짓말.
* 비서들이 썼다고 치더라도 이런 엉터리 숫자는 대통령 이름으로 청와대 밖에 나가는 편지에 써서는 안 됨.
* 실제 이산가족 상봉자는 신청인 기준으로 1,200명도 안 되었는데, 6월 14일자 조선일보에 제가 쓴 글이 나간 후 적십자사가 홈페이지의 1,148명을 9,977명으로 조작한 것임. 신청자 가족 숫자를 포함시켜 적당히 부풀려서.
2. 결과적 거짓말
편지에
“앞으로도 정부는 <중략> 더 많은 이산가족 여러분이 만나고 고향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략>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썼지만 이 말대로 노무현 정부는 최선을 다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노씨가 청와대를 떠나면, 위 편지는 쓰레기 더미에 들어갈 폐휴지 정도의 가치조차 없겠지요. 보통 종이가 아니라 비닐에 가까운 질긴 종이이므로. //080108
【 참고용 문서 A 】
{ 봉황무늬 }
대한민국 대통령
안녕하십니까?
올해는 광복 예순 돌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그 동안 우리는 애국선열들의 큰 뜻을 되새기며 풍요롭고 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땀 흘려 왔습니다. 그 결과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 모범적인 민주국가를 이룩해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고아복 60년의 역사는 동시에 분단의 역사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북에 남겨 둔 가족과 고향산천에 대한 이산가족 여러분의 사무친 그리움을 아직도 씻어 드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산가족 여러분의 아픔은 7천만 우리 민족 모두의 아픔이며,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입니다. 특히 고령으로 이산 1세대가 한 분 한 분 세상을 뜨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합니다.
다행히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10차례에 걸쳐 1만 명에 가까운 이산가족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비록 작은 출발이지만 이번 광복절부터는 화상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가족상봉이 이루어지고, 이달 하순에는 11차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면회소 착공식이 있을 예정입니다.
북핵 문제 등 쉽지 않은 걸림돌이 있지만 지금 우리는 분명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선 6자 회담 등 북핵 해결을 위한 상호논의가 활발해지고 개성공단에선 우리 기업인과 북한 근로자들이 함께 땀 흘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남북간에 신뢰와 협력의 기반을 다져서 더 많은 이산가족 여러분이 자유롭게 만나고 그리운 고향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산의 슬픔 속에서 광복 60주년을 맞는 여러분들에게 다새 한 번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올해가 여러분에게 희망의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바랍니다.
친지를 만나고 다시 고향땅을 밟는 그날까지 부디 몸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2005년 8월 15일
대 통 령 노 무 현
【 참고용 문서 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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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05년 6월 14일자 조선일보 A33면에 실린 저의 글임 ***
고향 방문단
며칠 후 평양에서 잔치가 열린다고 한다. ‘6·15통일대축전’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남북한의 일부 사람들이 뭐라하든, 나는 2000년 6월 15일을 경축하지 않는 사람들 대열에 서겠다. 그 이유는, ‘6·15’를 통해 이뤄진 각종 교류 중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이 너무나 상반되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적십자사에 물어보니 이산가족 상봉신청자가 5월 현재 약 12만4000여명이며, 5년 동안 상봉한 남측 인원은 겨우 1148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작년 7월 이후 지금까지는 상봉이 중단된 상태다. 장장 5년 동안, 신청자의 겨우 124분의 1 정도가 뜻을 이루었는데, 이것을 어찌 ‘민족 화해의 성공적 사례’라고 보고 경축할 수 있겠는가?
이산가족 상봉은 극히 저조한 데 반해, 금강산 관광객은 며칠 전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래서 ‘6·15 선언’은 남북화해의 초석이라기 보다는, 북한이 남한 돈을 당당하게 받아 쓰는 길만 터놓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
남북한 당국자들은 더 이상 ‘6·15’를 빙자한 각종 구차스러운 장사를 하지 말고, ‘진짜배기 민족화해’인 ‘이산가족 상봉’을 무제한 허용해야 할 것이다. 생존자 확인과 편지 교환부터 당장 허용해야 한다. 그때부터 나는 ‘6·15는 경축일’이라고 부를 수 있다.
입력 : 2005.06.13 18:29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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