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짜리 사교육 광풍 조장…학생선발 놓고 교육부-대학 갈등증폭
서울대와 주요 사립대가 2008년부터 인문ㆍ자연계 입시에서 논술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면서 일선 학교에서는 "사실상 본고사 부활"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본고사식 논술 문제를 출제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대학 측은 "대학도 평준화하겠다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혼선이 빚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묻지마 논술 과외로 엄청난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사실상 본고사 부활=`논술 반영비율 10% 확대, 자연계도 논술 시험.` 지난 21일 나온 2008학년도 주요 사립대 대학 입시안에 대한 반응은 `본고사 부활`로 모아졌다. 참교육학부모회 김현옥 회장은 "본고사나 다름없는 통합논술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중등교육과정의 기본 교육목표는 무시하고 대학입시에만 맞춘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이 2008년 입시에서 본고사식 논술 문제를 내도 이전에 막을 장치는 없다. 교육부 산하 논술심의위원회는 `사후 검열`만 가능하다.
서울 7개 주요 사립대 입학처장단의 대표를 맡고 있는 현선해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수능, 학생부 동점자를 걸러내기 위한 장치로 논술을 활용할 뿐"이라면서도 "변별력이 떨어진 현 수능, 학생부 제도 하에선 대학별 고사 비중을 높이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반영 비율이 높은 만큼 새로운 통합형 논술 문제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엄청난 논술 사교육 열풍=고교생은 물론 초ㆍ중고생까지 논술광풍이 불면서 논술 사교육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고등학생 1학년 딸을 둔 윤모(45ㆍ서울 아현동) 씨는 지난 22일 오후 무작정 서울 세종로의 한 논술센터를 찾았다. "대학들이 다 논술을 강화한다는데 답답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왔다"는 그는 "학원도 다니게 했지만 이제 고교 2학년이 되는 만큼 개인과외를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돈은 상관 없으니 정말 좋은 선생님 없느냐"며 직원에게 몰래 물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초등학생들도 월 20만~30만원짜리 논술과외가 성행하고 있고,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수백만원짜리 3개월 단기 코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학원가에도 논술 바람이 불었다. 수학 등 일반 교과를 가르치던 학원이 논술학원으로 간판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논술이 돈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논술을 가르치고 있는 최모(26ㆍ서울 안암동) 씨는 "사실 수능, 학생부와 달리 논술은 학생이 받는 성적이 공개되지 않아 가르치기 부담이 적고 속된 말로 `페이`도 높다"면서 "국어 전공자만 논술을 가르치던 시대는 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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