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운동 ’反盧’비화 조짐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계기로 거세진 반전운동이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고 미국을 지지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반노무현 운동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 김세균 교수 등 전국교수노조 소속 대학교수 810명은 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미대사관 옆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략 규탄과 한국군 파병반대 교수 800인 선언’을 발표했다. 일부 교수들은 “파병 결정이 헌법 5조1항 ‘외국의 침략전쟁에 반대한다’는 내용에 위배된다”며 “청와대와 국회 등을 방문,파병안의 국회통과를 저지하는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후보의 선거연설원으로 활약했던 가수 신해철씨를 비롯,영화배우 방은진씨,미술평론가 반이정씨 등은 이날 청와대 입구에서 참여연대가 주최한 전쟁반대 1인 시위에 참여했다.
주요 대학의 학생회도 대자보를 통해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노무현 정부가 ‘국익을 고려한 이라크 침공 지지’를 표명한 것은 정치권력이 바뀐다고 해서 한반도의 미국 예속이 해소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정재욱 총학생회장은 “정부에 대한 학내 비판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가 말했던 대등한 한·미관계가 이런 것인지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등 45개 사회·시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민중연대도 청와대 부근 효자파출소 앞에서 정부의 전쟁지원 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경실련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4개 사회·시민단체도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이라크 침공과 정부의 지원결정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사모 회원과 전회원들은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반전 촛불집회에 피켓을 들고 대거 참여했다. 전 노사모 회원 정모씨(33)는 “노사모 가입 이후 1년여 동안 많은 변화와 희망을 보았지만 그 희망이 전쟁이란 현실 앞에 한줌의 재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노사모를 탈퇴했다”고 말했다.
노사모는 회원들의 요청에 따라 22일 오후 2시30분부터 이틀동안 “참여정부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국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조처로,이를 철회하고 파병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반전평화성명 채택을 위한 회원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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