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이래서 필요하다
최근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문제로 첨예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몇가지 의견을 개진코자 한다.
첫째 대국민 법 서비스 강화 및 명확한 수사상 책임 소재. 현재 검찰의 수사권 독점은 국민에게는 시간적, 경제적 손실과 함께 인력과 예산을 낭비시키고 있다.
경찰이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사건도 검사의 지휘로 처리가 지연되어 국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소여부는 검사의 권한으로 남겨두고, 경찰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 할 수 있으며 수사상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도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필요성이 있다.
둘째, 국가 형벌권의 기능 분립 및 과중한 검찰 업무 분배. 수사, 소추, 재판이라는 3대 국가 형벌권을 각기 경찰, 검찰, 법원에 분배함으로써 국민의 인권 보호를 꾀하도록 해야 한다.
검찰은 경찰이 수사한 것을 기초로 기소여부를 결정하면서 경찰수사가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경찰이 자체 수사권 없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만 하는 제도는 선진 외국에서도 그 사례가 없고 유독 우리나라만이 검사의 영장 청구 독점권을 법에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검찰이 소수 인원으로 공소제기 및 유지, 수사의 지휘, 재판의 집행등 중대하고 방대한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검찰의 업무 과다로 전문화가 어렵게 되고 검찰 고유 업무인 형벌권 집행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셋째, 수사 효율성 및 수사 현실의 법제화. 현행법상 원칙적으로 모든 수사는 검찰의 지휘하에 수행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신속한 의사 결정과 조치가 요구되는 수사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지휘, 명령 체계의 이원화로 수사의 지연 및 업무 혼선을 초래하여 현재 기동화, 광역화 되고 있는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가 곤란한 현실로 범죄사건의 97%이상이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검사가 모든 수사권을 독점하고 지휘하게 되어 있는 형사소송법 관련 조항은 이미 사문화 된 것과 다름없다.
이런 현실을 인정해 사법 경찰에게 독자적 수사권을 부여하여 피의자나 참고인이 검찰에서 재조사 받는 번거로움이 없도록 제도를 개혁하여야 할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일본은 종전 직후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치경찰제 도입과 수사권 독립을 동시에 이루어 냈으며, 자치 경찰을 실시하는 세계 선진국가 어느 나라에서도 수사권이 없는 경찰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경찰의 수사권 조정은 경찰과 검찰의 상호 협력 관계를 확립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무등일보에 게재된 영광경찰서 교통지도계 김기범님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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