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의 전재산 사회 헌납은 우리 사회 각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우리 사회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에 비해 사회 기부 문화가 미약한 현실을 감안할 때 300억원대에 달하는 거액을 기부한 것은 단연 세인들의 화제가 되었고, 특히 전직도 아니고 현직 대통령이 전재산을 기부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인정에 메말라가는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고, 우리사회에 건전한 기부문화 확산과 정착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부풀었었다.

이러한 대통령의 사회헌납 전재산은 "청계재단"(송정호 이사장)이 관리한다고 한다. 청계재단은 작년 12월에 330억원의 대통령 소유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았고 그 임대수익으로 청계재단의 첫 사업인 소위 'MB장학생' 선발, 지원 계획이 작년 12월 발표되어 또 한번의 관심을 끌었었다.

22일 청계재단에 따르면그 MB장학생 사업이 2월초에 본격 가동된다고 한다.

MB장학생의 대상은 중고등학생으로, 지원 대상 학생은 400명이 될 것 같다. 지원액은 중학생의 경우 年 100만원, 고등학생은 年 300만원 정도라고 한다. 공부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가정형편상 어렵게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과 국가유공자 자녀, 다문화가정 자녀 등이 우선적으로 선발된다고 하며, 벌써 60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신청을 했다하니 열기가 예사롭지 않는 상황이다.

선발된 장학생들은 사생활을 고려하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한다"는 취지하에 별도의 발표 및 공개행사는 치르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요즘처럼 교육비가 많이 들고 특히 서울 일부 지역은 학원비만 개인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 사교육 비중이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일년에 300만원에 달하는 장학금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소용이 닿겠느냐는 일부 회의적 시각도 있을 수 있겠지만, 청계재단 장학금이 현직 대통령이 기부한 재산으로 운영되는 장학재단에 의해 지원되고 격려되는 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고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청소년 시절의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자본주의 체제가 실패한 공산주의에 비해 훨신 우월함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이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자와 부자가 엄존하는 현실은 자본주의의 맹점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 사회에도 엄연히 그늘진 구석, 어렵게 사는 계층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러한 그늘을 핑계삼아 자본주의 전체와 사회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정부 차원의 사회약자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볼 때 결코 생산적이지도 못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시골 깡촌 출신으로 중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대학을 다닐 때도 항상 학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비록 40대 가장이 되었지만 그 어린 시절에 고학생으로서 겪어야 할 고민과 난관을 몸소 체험한 사람으로서, 우역곡절은 있었지만 금년 1학기부터 "ICL"(취업후 학자금 상환제)이 시행되어 100여만명에 달하는 대학생들이 혜택을 입게 되었고, 그리고 이번 2월초에 400명의 중고생들이 MB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혜택을 입게 된다고 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이번 MB장학생 수례가 우리 사회에 열정은 있으나 가난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적지 않은 가정들을 생각하고 염려하는 사회문화가 본격 정착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온정과 기부가 소리없이 뿌리내리는 초석과 지평이 되길 삼가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