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指導者는 理想을 실현하는 사람이다


안중헌 (
쇄신이나 개혁이 다수결에 의해 이루어진 역사는 없다. 우리 역사는 말 할 것없고 세계 어느 역사를 보드라도 그랬다. 그렇다고 개혁은 단순히 뜻이 좋으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국가나 조직에는 각각 나름의 역사와 전통이 있고 그것을 무시한 개혁은 제대로이루어질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가진 카드가 무엇인가를 숙고하고 그 중 현재에 통용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한다. 그리고 역사와 전통에 바탕하여 지금이라도 적용 가능한 카드를 종합해서 최대의 효과를 노린다. 이것이 지금 한나라당이 당면한 진짜 쇄신이라는 의미의 리스트럭쳐(restructure)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비상대책위의 박근혜 위원장이 정강정책의 "保守" 삭제 논란에 불가로 종지부를 찍은 것은 한나라당의 역사와 전통 뿐만 아니라 다수 국민의 정서에 비추어 다행한 일이다. 여기서 나는 예의 로마사를 또 들먹이지 않을 수가 없다. 로마인들은 역사와 전통을 외면하지 않고 개혁을 이루어 왔다는 점에서 達人이었다. 王政에서 共和政으로 이행한 시대는 地中海世界에서는 뭐니해도 그리스가 단연 선진국이었던 시대와 겹친다. 정치에서나 문화에서나 나아가 군사력에 있어서도 아테네의 번영은 당시 로마인의 눈으로 보면 딴 세계로 비쳐젔을 것이다. 그러나 로마 사람들은 그 아테네의 번영을 바로 곁에서 목도하면서도 그리스의 정체를 직수입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다. BC.509년에 공화정 출범과 병행하는 형태로 당시의 로마에서는 貴族과 平民 간의 대립이 시작된다. 대립이 해를 거듭하며 격화하는 실정이었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사람들은 아테네의 민주정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로마의 평민들로서는 자기네의 정치적 요구를 관철하려면 민주정을 뚜렷이 내세우는 것이 가장 간단했을 것이다. 실제로 아테네의 민주정은 귀족의 특권을 빼앗는데서 시작된다. 하지만 로마의 평민들은 아테네를 모방하려 하지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아테네의 모방은 로마따움(전통)의 포기라고 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후세 사가들은 보고 있다. 민주정이라는 카드는 로마의 수중에는 없다고 그들은 생각했을는지 모른다. 개혁이란 것이 과거의 부정은 아니기 대문이다. 도리켜 보면 로마의 개혁은 대담하면서도 이제까지의 전통을 밟아온 것이라는 데에 착안하게 된다. 로무루스가 창건한 왕정이 王과 元老院 그리고 市民集會의 三脚이었던 것을 루키우스 브루투스는 執政官과 원로원과 시민집회라는 역시 삼각의 共和政으로 재구축했다. 브루투스는 로마에 왕이라는 카드는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으나 그와 동시에 원로원이나 시민집회라는 카드는 버리지 않았다. 이 두 개의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임에 다름 아니다. 로마의 공화정은 그 후 5백년에 걸쳐 이어진 것도 나름의 정치시스템이 로마인의 체질에 맞았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남으로부터 빌려 입은 옷이라면 차라리 어딘가 무리한 데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카에사르가 설계도를 그린 로마帝國의 통치시스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종신獨裁官이 된 카에사르는 공화정을 폐지한다는 결단을 내렸으나 그가 행한 정책으로 로마의 전통을 무시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된다. 屬州(점령지)통치에 이르러서는 전래의 '敗者마저와도 同和한다'는 로마인의 전통에 회귀했다고 보아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개혁이란 낡은 것을 부정하고 새 것을 내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개혁이란 것이 과거의 부정은 아니다. 우리의 경우 소위 민주화운동권 출신에 의해 권좌에 처음 등장한 김영삼 정권이 역사 바로세우기'구호를 앞세워 建國近代化 역사를 부정하는데서부터 우리의 정통사가 毁折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국민간의 분렬이 조장되면서 갈등을 키워왔고 마침내는 오늘날 좌 우의 극한대립으로까지 악화시킨 것을 부정 할 수없다. 성공한 개혁이라는 것은 자기들의 현재 모습을 고쳐 보고 그 중 유효한 것을 취사선택해서 그것이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도록 재구축해 가는 작업이 아닐까. 로마의 역사를 보면 그렇게 생각 할 수밖에 없다. 물론 개혁이라는 작업이 쉬울리 없다. 어떤 독재자라해도 피지배자들을 전적으로 무시한 정책을 성공시키기는 어렵다. 다수 국민의 지지는 필수라는 이야기다. 세계사상 국가비상시 하의 지도자에게는 절대권이 부여된다. 지금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은 아니지만 당 차원에서는 절대권이 주어졌다. 당원이 위임한 위원장은 책임을 지는 지도자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지도자는 수중의 카드를 취사선택하여 비상시국을 정상화시킬 책임이 있고 위임을 한 당원은 지도자의 카드 선택에 딸아야할 의무가 있다. 당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어느 것에든지 지도자가 옳다고 보는 카드 사용은 그에게 일임하는 것이다. 개혁 쇄신 혁신의 리스트럭쳐는 결코 중의가 아니라 지도자 독단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그것이 개혁이고 쇄신이고 혁신이다. 물론 기드권자들은 손해를 본다. 그러나 소탐대실해서는 결코 개혁은 이뤄지지 않는다. 지도자는 다수를 위해 나를 버리고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사람이어야한다. 그래서 국민 다수가 우려한 박근혜 위원장의 '보수' 안버리기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간다는 뜻에서 찬미할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