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는 “30-40대의 새파란 군인들이 요직들을 장악했던 박정희 시대에도 잘했는데 40대의 386세대가 설마 위험한 일을 벌이겠느냐”라며 자위합니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잘못된 생각일 수 있습니다. 그 때에는 시스템 개념이 확실한 위대한 경영자 박정희가 있었기 때문에 하위 층 요직을 차지한 젊은 군인들이 마음내키는 대로 행동할 수 없었습니다. 오직 대통령이 자세하게 작성해 내려주는 지시사항을 이행만 하면 되었습니다.
당시 박대통령은 유능한 인재를 국내외에서 용케도 찾아다 장관 등의 상위 층 요직에 앉혔습니다. 풋내기 군인들은 절대로 상위 층의 요직에 갈 수 없었습니다. 당시 박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인재들은 지금까지도 근사하게 보이는 인재들이었습니다. 박대통령만큼은 못했어도 전두환 역시 인재를 등용하려고 애썼고, 정부 예산을 과학적으로 사용하려고 애를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그 후의 대통령들이나 그들이 뽑아 쓴 사람들은 인재 축에 들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봅니다.
박대통령이 뽑아 쓴 인재는 주로 미국에서 교육받은 수재들이자 테크노크라트였습니다. 한국 경제가 단기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인재 들 덕분이었습니다. 참고로 김종필은 인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에게도 골치였던 사람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당시의 국가는 매우 가난했고, 살림 규모도 작았고, 사회구조가 단순했습니다. 그런 때의 한국을 경영하는 데에도 최고의 인재들이 등용되어 밤잠을 자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386정권은 박정희 진용과는 매우 다릅니다. 지금의 대통령은 “대북문제만 잘되면 나머지는 깽판쳐도 된다”고 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대통령에 과학경영에 대한 개념이 들어 있을 수 없습니다. 옛날 세계적인 인재가 등용됐던 자리들에 386세대가 들어차 있습니다. 이들이 더 복잡하고 규모가 커진 대한민국을 과연 과거의 인재들만큼 과학적으로 경영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바로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정부의 장관자리, 청와대자리 그리고 주요 요직들의 다수를 운동권 386 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크노크라트들이 미국에 가서 코피를 흘리며 극기에 극기를 거듭하여 공부를 할 때 운동권 출신들은 얕은 이념서적에 심취하면서, 그리고 우익정부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며 젊음을 보냈습니다. 감옥에서도 많은 세월을 보냈습니다. 감옥은 절대로 공부하는 곳이 아니며 견문을 넓히는 곳도 아닙니다.
GE의 잭 웰치 회장을 보십시오. 그는 공학박사입니다. GE의 전임 회장은 잭을 후임으로 뽑을 때가지 5년 간 관찰하고 장고했습니다. 잭은 GE를 과학적으로 경영했습니다. Six Sigma는 통계학 용어이며 백만 개의 제품 중 불량품이 3개라는 것을 뜻합니다. 그는 수많은 과학 세력의 지원을 받아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20년을 바쳤습니다.
그가 GE를 맡았을 때의 주식가치는 불과 130억 달러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퇴임할 때의 주식가치는 6,000억 달러였습니다. 그는 40만 명을 30만으로 줄이면서도 연간 이윤을 7배로 향상시켰습니다. 이는 과학적 지식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미국에는 수많은 잭이 있으며 더 많은 잭들이 기업에서 양성되고 있습니다. 이게 국제경쟁력의 발판이며 인프라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 기업은 그동안 경쟁력으로 살아남으려 하기보다는 정경유착으로 살아남으려 했습니다. 대통령은 이것을 바로 일깨워주고 기업들로 하여금 과학적 경영에 전념하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면서 격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386세대가 언제 기업을 빼앗아다가 [민족기업]으로 만들지 몰라 불안해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러시를 이루며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공무원 수는 아주 적습니다. 이들은 수많은 과학적 분석 연구소들에게 돈을 주어 정책을 개발합니다. 이것이 미국을 움직이는 과학의 힘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386세대가 나서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합니다. 연구결과가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계급파괴를 통해 새로운 인사를 단행할 것입니다.
과학에 눈이 어둡고 이념에만 눈이 밝은 386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오늘 아침 뉴스에 나왔던 것처럼 “대중을 선동하고, 대중에 영합하여 권력을 손아귀에 넣고 사회를 집단 통제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포퓰리즘입니다.
2003.3.22일자 조선일보 등에 [대통령 인수위 백서]에 “기득권 세력에 밀려 큰일 그르칠가 불안하다. 더 많은 포퓰리즘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소개됐습니다. 큰일이라는 게 도대체 모엇인지 매우 궁금합니다.
저들이 말하는 기득권 세력은 친미-반공을 기본으로 하는 애국세력입니다. 그렇다면 기득권 세력을 극복하고 이루려 하는 [큰일]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아마도 반미-친북을 기본으로 하는 체제 변화일 것입니다.
386-이념세력은 국가의 번영을 위해 과학적 경영을 도입하려는 게 아니라 사회를 무조건 장악하여 [이념적 큰일]을 하려는 것이며 그걸 위해 그들은 어린 시절을 살아온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들에게는 과학 경영이라는 개념조차 없을 것입니다. 이념서적과 이념투쟁으로 세월을 보낸 사람들에게 과학경영이라는 개념이 들어 있을 리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김대중이라는 골수 좌익을 대통령으로 뽑음으로서 비운의 길을 선택했고, 그를 제지하지 못함으로써 가는 길을 더욱 재촉했습니다. 더욱 겉잡을 수 없는 것은 이념세력이 국가 전체를 장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극히 일순간만 허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노대통령이 이러한 국민의 불안과 불신을 불식시켜 주기를 고대하는 바입니다. [인수위 백서]는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증거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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