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지난 26일 농림수산식품부 직원 7명 등 공무원 8명이 사망한 충남 태안군 남면 청포대해수욕장내 교통사고와 관련, 운전자 문모(46)씨가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태안해양경찰서는 29일 운전자 문씨의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54%로 나왔다고 밝혔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6일 저녁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 청포대해수욕장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직원 등 공무원 8명이 탄 그랜드카니발 승합차가 백사장에 솟아있는 바위와 정면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김영준 지역경제개발과장(47) 등 농식품부 직원 7명과 차량을 운전한 태안군청 문 모씨 등 8명이 모두 숨졌다. 김 과장 등 7명은 해수욕장 인근 ‘별주부마을’에서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워크숍을 열기 위해 다른 직원 9명과 함께 이곳으로 내려왔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은 남면 드르니항의 ㅇ횟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 오후 8시35분쯤 차량 3대에 나눠 타고 숙소인 청포대해수욕장 내 ㅅ펜션으로 향했으며, 오후 11시40분쯤 관광객에게 사고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태안해양경찰서는 28일 도로교통공단 관계자 5명이 참여한 가운데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해경은 운전자인 문 모씨가 도로가 아닌 백사장을 가로질러 차를 몰다 바위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였다. 사고 차량이 충돌한 바위(일명 자라바위)는 백사장 한가운데에 5~6m 높이로 불쑥 솟아 있고, 사고 당시 해변에는 안개가 짙게 끼어 가시거리가 짧은 상태였다.

해경은 당시 사고 현장에서 차량의 전조등을 켠 채 주변을 살펴봤는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며, 브레이크를 밟을 겨를 없이 갑자기 나타난 바위를 승합차가 그대로 들이받으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었다.

다른 한편, 해경은 문 모씨가 농식품부 직원들에게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추진 상황을 브리핑한 뒤 인근 드르니항의 횟집에서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 자리를 한 사실을 밝혀냈지만, 동석한 공무원들은 문 계장이 이날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음주운전 여부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문 모씨의 혈액 등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