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

민주당은 3일 한나라당이 제안한 미디어법 관련 4자회담을 수용했다.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역풍을 차단하고 꽉 막힌 개원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책위의장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간사로 이뤄진 4자회담을 통해 미디어법 문제를 풀자”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제안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정성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별도의 전제조건도 달지 않았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사진)은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표결 강행 처리’에 대한 의심도 숨기지 않았다.

민주당은 그동안 한나라당의 일방처리 가능성에 대비해 문방위 전체회의를 알력저지해 왔지만 이러한 물리력 행사가 오히려 한나라당에게 직권상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통해 국회를 장기간 파행시키고 있다는 ‘생떼쓰기 정당’이라는 여론의 부담을 줄이면서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명분을 위한 ‘멍석깔기’도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4자회담을 통해 출구가 보이지 않는 등원 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도 점쳐진다. 원내 관계자는 "개원문제를 푸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민주당이 인사청문회 참여 결정에 이어 미디어법 4자 회담 제안을 전격 수용한 것을 두고 등원 수순밟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고 보는 일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쟁점인 신문과 대기업의 방송 소유 부분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이 합의처리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