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교육 양극화’ 현상
입력: 2006년 10월 13일 18:23:58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는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가난한 사람은 대를 이어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부유한 사람은 대대손손 부를 누린다면 그런 사회는 절대 지속가능한 모델이 아니다.
빈부격차를 고착화시키는 주 요인은 교육이다. 교육받은 자와 교육받지 못한 자는 경쟁력에서 차이날 수 밖에 없고, 그 격차는 고스란히 소득의 차이, 신분의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불공정한 구조를 보정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기회균등이 필수적이다. 모두에게 공정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준다는 이 원칙은 계층간 활발한 이동을 가능하게 해 궁극적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현실은 어떤가. 교육인적자원부가 국회에 낸 2종의 국감자료를 보면 교육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5년 3월부터 2006년 2월까지 유학을 위해 출국한 초·중·고교생은 2만4백명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24%, 7년전에 비하면 13배 늘어난 것이다. 반면 학교 수업료를 내지 못한 고교생은 6만5천4백35명, 급식비를 연체한 초·중·고교생은 2만2천57명에 달했다. 조기 유학을 일률적인 기준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긴 어렵지만, 가난한 가정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다는 점에서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의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수업료와 급식비는 최저소득층의 경우 국가에서 100% 지원하기 때문에 무조건 ‘연체=가난’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실제 급식비의 경우 전체 학생의 6.8%인 52만6천명에게 전액 지원하고 있고, 수업료도 대학생 전체의 3% 학생에게 전액 지원을 하는 등 꾸준히 늘려가고 있긴 하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 차상위계층 학생의 절반이상은 급식비를 지원받지 못한다. 이들은 학부모가 정한 은행계좌에서 매월 자동 인출하는 방식으로 급식비를 납부하도록 돼 있다. 학부모의 부주의 등 비경제적 이유로 연체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식 교육을 중시여기는 우리 가정의 소비행태로 본다면 대부분 생활고 때문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조기유학의 수요를 공교육에서 흡수하는 방안과 아울러 모든 학생이 수업료나 급식비 걱정없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교육당국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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