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의 전술 핵 반입이면 충분하다며 남한의 자체 핵무장을 반대하던 정몽준이 6월 3일엔 뜬금없이 ‘우리도 자체 핵무기 보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성명서까지 발표하길래, 이제야 제정신이 든 것인가 의아했었다.

그런 정몽준이 6월 4일에는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제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단다.

이석기·김재연 제명에 반대하는 이유가 ‘종북 의심은 신중해야’ 하기 때문이요, ‘사상의 자유’ 때문이란다.

일부 인용해본다.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국회에 들어오는 것은 걱정스럽지만, 본회의 의결을 통해 두 의원을 제명하는 문제는 통합진보당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의 의견은 이 분들이 비례의원으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어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것이지 종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 분들이 종북으로 의심받으니 제명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신중히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이에 “새누리당의 제명 추진에 반대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신중히 하자는 것이니 반대가 맞다”고 말했단다.

또한 지명수배 전력이 있는 이석기를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두 번 사면복권이 이뤄졌고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지만 이미 사면복권으로 해소가 됐다”며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을 처벌할 때는 목적이 그 사람이 반성해서 잘 하라는 것이지, 앞으로 사회생활을 계속 못하게 하기 위함은 아니다”라고 말했단다.

이 같은 발언들은 국가관의 문제를 제기하며 두 의원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회가 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던 박근혜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이거이 박근혜랑 차별화한다는 게 기껏 정통성 말아먹기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인가.

이거이 완전히 개념 상실이요, 현실감각이 제로인 것 같다.

이런 웃기는 짬뽕이 어디 있는가.

게다가, 기자간담회에서 ‘사상의 자유’ 타령, ‘증거’ 타령, ‘신중’ 타령에다 ‘그 분들’이라?

그래, ‘사상의 자유’? 빨갱이들의 ‘반역의 자유’ 말인가.

그들을 두고 사상의 자유라면, 지금까지 정몽준이 안보이념 문제를 들먹인 것은 헛소리였단 말인가.

‘증거’? 적대관계가 두려워 이를 회피하려고 적을 인식하기 싫어하는 비겁성 아닌가.

천안함 폭침 때 직감적으로 북괴의 소행인 줄 알면서도 적대감을 드러내기 두려워 도덕적 우월성에 집착하여 증거타령하다가 수색과정에서 한주호 준위를 비롯한 무수한 희생을 유발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신중’? 제명을 주장하다가 자신이 저들의 예봉을 받게 될까 두려워서 미리부터 제명을 주장하는 다른 의원들에게 예봉을 돌려서 자신만 안전빵 깔려는 겁쟁이 얌체 근성 아닌가.

그리고, 이석기·김재연을 두고 ‘그 분들’이라니? 비겁을 신중으로 위장하는가.

입이 더러워지기 싫으면 최소한 ‘그 사람들’ 정도로 완곡한 표현이라도 내뱉을 초보적 용단조차 없어서 그래 ‘그 분들’이란 존칭을 꼬박꼬박 붙여쓰는가.

나이 60 먹고도 자신이 피터팬인 양 착각하여 자기보호부터 집착하는 나르시스트였단 말인가.

당신이 저들에게 잘 보여서 저들의 예봉을 피하려 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다. 절대 불가피하단 말이다.

당신은 저들이 증오하는 자본가이기에 저들의 최종 목표 속에 당신 목 따기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뭐, 그래 자신은 자본가가 아니라 ‘정치노동자’라고?

이미 그 ‘노동자’라는 용어 속에 빨갱이에게 겁먹고 빌붙으려는 기질이 베인 것 남들 다 읽는다.

그래서 말인데, 그 나이 되도록 남들에게 뻔히 읽히는 유치한 발상 밖에 못한다면, 아서라, 당신 말이야 대통령 하지 말어. 알간! 꿈 깨란 말이다.

핵능력 보유 어쩌고 하다가 겨우 하루 만에 ‘새빨간 그 분들 제명하지 말자’는 식으로 논리나 정서가 180도 돌아서는데 뭘 믿고 지지하겠는가 말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