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하지 않을 자에 대한 베풂은 낭비다. -

예전에 장애인과 같이 시간을 가질 때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다.

그것은 모두가 그렇다고 보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정상인의 병원비 문제에 대하여 전혀 생각을 안 해준다는 것이다.

즉, 자신을 도와주기만 하다보니 도와주는 사람은 장애인이 아니다 보니 자신처럼 다른 질병으로 병원과 관계가 있는 줄을 모르더라는 것이다.

그들 눈엔 사지가 정상인 정상인은 항상 건강까지 정상인 것으로 자신도 모르게 착각하더란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한마디 던진 게 “그럼 내가 다치거나 병들어 병원 갈 일 생길 땐 누가 도와줍니까?”라고 되물었더니 “그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베풂에는 감사표시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란 것이다.

지금 서울역에서 노숙을 못하게 한다고 노숙자 가지고 조금 시끄럽던데, 이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은 지하철에서 2000원짜리 선풍기 커버 팔려고 땀 흘리며 자활하려는 사람보다 훨씬 처지가 편하다.

그들에겐 공공 수용시설이 제공되어 있지만, 그들 스스로 ‘방종’을 누리고 싶어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그런 방종을 누리면서 동정도 받겠다는 계산으로 멀쩡한 사람들 불편하게 공공장소에서 추태를 보이는 것이다.

사실, 앞으로 늘어난 피부양자를 생각하면 노숙자는 전혀 도울 게 못된다.

길어진 수명만큼 자연적인 피부양자도 늘어날 판이고, 다문화 가정 출신 아이들까지 가세할 것이고, 외국에 살다가 늙고 병들어 큰 수술 받으려고 의료보험료 잠시 내려고 귀국하는 교포들 숫자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에서 부양자의 비율은 지금보다 엄청나게 낮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론 왠만하면 피부양자도 부양자로 전환할 방안에 골몰해야 할 지경인데, 별 이유도 없는 싸구려 동정은 그만 두어야 한다고 본다.

즉, 베푸는 자가 그에게 무슨 죄지은 것 마냥 상전처럼 대접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얻어먹기 부끄러워 수치심을 느끼든지, 절체절명이어서 얻어먹는 데 감사를 느끼든지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늘어나는 피부양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지경에 무상급식이라는 미명아래 얻어먹어야 할 아이들 수치심 느끼지 않도록 필요하지도 않는 집 아이들에게까지 같이 공짜점심을 강제로 먹으라는 발상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단계적 무상급식이 아니라 선별적 무상급식이나 쿠폰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안 그래도 복잡한 학교에 급식계통에서 또 하나의 권력이 생겨서 뭣하겠는가.

급식직원들 채용내역도 은근슬쩍 넘어가는데, 이것이 장차 어떤 화를 일으킬지 생각해보았는가.

주변식당 사람들도 점심 좀 팔아먹고 살게 학교급식 자체를 때려치우라는 것이다.

이런 지경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금강산 일대의 자산을 전부 북괴 김정일에게 빼앗긴 23일 자신이 포린어페어紙에 기고한 것 가지고 흔하게 보는 소리 위주로 남북문제 떠들어대던데, 24일 치러지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 “서울시민이 거기에 대해 판단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단다.

쉽게 말하여 아무 생각 없고 도울 마음이 없다는 소리다.

바로 서두에 말한 배려받기만 한 인생이다 보니, 저절로 되어 있는 것만 보고 살다보니 머리 아픈 것은 골라가며 빠지고 김정일과 독대하는 식으로 유리하게 보이는 것만 용감하게 숟가락 보태다 보니, 중국 인터넷에서 ‘김정일의 네 번째 처’라는 오보가 나오는 것도 자업자득이 아닐까 한다.

얻어먹기 부끄러워 수치심을 느끼든지, 절체절명이어서 얻어먹는 데 감사를 느끼게 하지 못하는 무상급식은 폐지되어야 한다.

공짜점심은 공짜근성 밖에 더 키우겠는가 말이다. <끝>

<부 추 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