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이 말썽이다. 민주당은 청와대를 원망했다. 원내총무 정균환은 일찌감치 파업에 들어갔다. 일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적이탈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 밖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 노사모와 디제이 지지자간에 설전이 끊이지 않는다. 노사모는 특검법 수용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인다. 상황론을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디제이 지지자는 아니다. 특검법 수용을 일종의 굴복으로 받아들인다. 정치적 생존을 위한 야합쯤으로 치부해 버린다.
이쯤 되면 상황은 심각하다. 민주당과 노사모와 디제이 지지자는 노무현의 핵심 세력이다. 이들은 지난 선거에서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들 세력은 노무현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 간에 삿대질을 하고 있다.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다. 백가쟁명식의 토론을 넘어 감정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이제 나도 이 싸움에 끼어들려 한다. 그리고 좁은 소견이지만 내 생각을 밝히려 한다. 나는 양비론을 주장하지 않는다. 양시론 역시 내게는 의미가 없다. 해서 나는 일도양단식의 결론을 내린다.
“특검법 수용은 잘못 되었다!”
그것이 전략적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은 그래서는 안 된다. 거부권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특수한 권한이다. 왜 국민은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부여했는가. 바로 국회를 견제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국론이 분열되고, 국가의 이익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을 때 대통령은 분명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헌법에 보장된 자신의 권리를 포기했다. 주어진 권리마저 포기한 대통령, 우리는 지금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더 슬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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