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협박에 기가 꺾인 이명박 정부

2008. 5. 2.

정창인

남북관계가 잘못 전개된 주된 이유는 김대중과 노무현이 김정일에게 기를 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기를 펴지 못한 주된 이유는 이들이 김일성/김정일에 충성하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의 직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평소 흠모해마지 않던 김정일에게 감히 반대할 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종이 아무리 출세하여도 옛 주인을 만나면 움츠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대중이 김정일에게 퍼다주기 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일본의 한 잡지에서 공개된 바와 같이 김대중이 김일성에게 진 빚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일성이 대한민국의 적이고 보면 적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김대중은 이적행위의 혐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김대중은 이적행위를 햇볕정책이라는 그럴 듯한 정책으로 포장하여 실행하였지만 사실 그것은 김일성에게 진 개인적인 빚을 국가 재산으로 갚는 부도덕하고 범죄적 행위였다.

노무현도 햇볕정책을 평화번영정책으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 김정일에게 굽실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노무현은 스스로 알아서 북한의 대남전략을 개혁이라는 위장간판을 내걸고 착착 실행하였다. 김정일에게 달러화를 갖다바치기 위해 김대중의 금강산관광에 이어 개성공단을 만들었다. 국군은 18만 명이나 감축하였고 자주를 내세워 한미연합사를 해체하였다. 그러고도 임기가 끝나기 직전 김정일을 알현하고 불필요한 합의를 대량으로 맺게 된다.

이런 모든 친북좌파들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으라고 국민은 이번 대선에서 530만 표 차이라는 엄청난 힘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실어 주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초기부터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었다. 선거공약으로 내건 ‘비핵개방3000’은 비핵과 개방을 조건으로 내걸어 김대중과 노무현과는 다른 접근법을 사용하는 것 같지만 그러나 소득3000불은 우리가 왜 북한을 지원하여야 하는지 이유도 명확하지 않은 ‘묻지 마 식’의 퍼다주기에 속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초기부터 비핵과 개방에 대한 자세가 명확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비핵을 조건으로 내거는 것 같기는 하나 이미 개방에 대해서는 태도가 모호해졌다. 비핵도 완전한 핵폐기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핵폐기에 대한 약속으로 조건이 충족된 것으로 간주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6자회담이 진행되는데 따라 적당히 비핵조건도 완화할 기미가 보인다. 개방은 노무현이 말도 꺼내지 말라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김정일이 극도로 싫어하는 정책이다. 그러자 이명박 정부는 개방을 슬그머니 감추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북한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니 뭐니 하면서 마구 욕을 하기 시작하자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느긋한 것처럼 행동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제스쳐를 보면 느긋하지가 않았던 것 같다. 사실은 똥줄이 타는 듯이 고심하고 있었던 듯하다. 정부는 학생대표를 북한으로 보내는가 하더니 이제는 백낙청을 만나 6.15선언 8주년 기념식을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을 승인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북한에 대해 6.15선언 및 10.4합의의 이행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김정일의 폭언 몇 마디에 이미 기가 꺾이고 말았다.

6.15공동선언은 이미 시민단체 차원에서 위헌심사 청구 준비를 하고 있듯이 대한민국의 헌법을 위반한 반역문서다. 김대중은 이 문제만 가지고도 반역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에서 민간차원이지만 6.15선언 기념행사를 허가하는 것이라든가 10.4 합의에 대해서도 대화하자고 굽히는 것은 이미 이명박 정부도 명확한 통일정책이나 대북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