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홍수 속에 푹신 묻혀 살다가도, 북적대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허겁지겁 살다가도, 문득 푸른 하늘을 보며 한 숨을 토해내곤 하지요. 그것이 외로운 마음을 내색하지 않고 잠시 달래보는 모습일른지 모릅니다. 술 한 잔에 나 외롭다고 헛짓하기엔 내가 너무 어른이고, 아내 앞에서도 별로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고...
9개월된 아기를 부퉁켜 안고 잠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넌 아빠가 좋니?"
"이 못생긴 아빠가 그리 좋니?"
"거울을 보면 세속에 찌든 때가 묻어날 뿐인데. 그래도 그리 반겨주는 거냐?"
"네가 커서도 아빠는 네 존경을 받을 수 있을까?"
조금 울컥이기도 했습니다. 맑은 아이의 얼굴 앞에서 내가 존중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은, 순간순간의 내 삶이 불만족스럽기 때문이지요. 그냥 내 위치에서 내 할 일만을 꾸준하게 챙겨내면 그 뿐일텐데, 저처럼 게으른 자들은 그것도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휴일 하루를 종일토록 아이를 품어 안고 지내다가 이곳에 엉뚱한 글 하나 올리는군요. 읽는분들은 황당하겠어요.. 하하..
11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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