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풍- “갑을”모드는 분열조장용 연막구도

소수인 특정지역 세력과 종북좌빨 세력이 다수로 위장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인간세상이면 당연히 발생하는 현상을 구조적 모순으로 부각시키는 왜곡수법이다.

가령, 소득금액의 평균은 소득서열 중간인 상위50%가 아닌 상위20%근처에서 결정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즉, 평균소득 이하의 사람이 평균소득 이상의 사람보다 몇 배나 많은데, 이는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 최고소득자가 평균소득자의 딱 두 배를 버는 현상은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당연한 현상을 모순구조적 사회현상으로 왜곡하여, 다수인 약자를 자기들이 대변하는 것처럼 위장하여 다수세력을 자기세력으로 끌어들이려는 수법이 자주 등장했다.

이는 호남이 가장 싫어하는 ‘지역구도’와 좌익이 가장 싫어하는 ‘좌우구도’를 은폐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여기에 그들이 장악한 언론에 의한 확대재생산의 효과를 더하면, 사람들의 입버릇까지 바뀌게 된다.

그러한 예가 지금까지는 ‘나눔모드’, ‘서민모드’, ‘양극화 모드’, ‘상위 1% 모드’ 등이었는데, 요즈음 갑자기 남양유업과 편의점 카네이션 이야기가 나오면서 “갑을모드”가 잡자기 등장하고 있다.

사실, “갑을관계가 왜 생기는가?”하는 문제는 ‘도덕성의 차이’가 아니라 “희소성의 차이” 때문이다.

생산자가 다수이면 당연히 유통업자가 갑이 되고, 유통업자가 다수이면 당연히 생산자가 갑이 된다.

납품업체가 많으면 당연히 조립업체가 갑이 되고, 조립업체가 많으면 당연히 납품업체가 갑이 된다.

가장 쉬운 예로 집값이 오르면 매도자가 갑이 되고, 집값이 내리면 매입자가 갑이 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희소성의 차이에 따른 가격결정권이 바로 갑을관계의 발생근원이다.

가진 자의 횡포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아닌 당사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다.

갑의 횡포를 가해자로 부각할수록 을은 도덕적인 피해자로 부각되어, 다수인 을의 입장이 옹호된다.

그럴수록 소수인 갑은 악마적 존재로 부각되고 다수인 을은 도덕적 존재로 왜곡되어, 을을 동원하여 갑을 공격할 좋은 구실이 제공되며, 이에 편승한 을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자들이 오늘날 언론을 장악한 특정지역 세력과 종북좌빨 세력이다.

명심하자. 그리고 자녀들에게 가르치자.

가난한 자가 모두 정직성 때문에 가난해진 게 아니란 걸 말이다.

물론 일부 태생적ㆍ숙명적 문제 때문에 가난한 자는 있을 수 있어도, 대부분은 투자실패, 과소비, 도박, 향락, 불륜 같은 자기 자신의 문제 때문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드라마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악마 같은 채권자들도 실은 돈을 빌리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채무자에게 처음 돈을 빌려주는 그 순간엔 천사같이 고마운 존재였다는 사실 말이다.(악덕고리사채업자도 있지만)

딴 데서 돈을 빌리지도 못하는 아쉬운 처지의 채무자에게 돈을 떼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참아내느라 두 눈 질끈 감고 돈을 빌려주던 선행을 놔두고, 나중에 신용을 지키지 못하는 채무자의 무책임보다는 빚 받으러 오는 채권자의 화난 얼굴만 묘사하는 그런 드라마나 소설에 속지 말라는 것 말이다.

각설하고, 언제부턴가 인터넷에 “슈퍼갑”이란 말이 유행하더니, 남양유업 사태와 카네이션 사태가 터졌음을 상기하고, “갑을모드”를 계기로 ‘나눔모드’, ‘서민모드’, ‘양극화 모드’ 그리고 “상위 1% 모드”를 한번 되돌아보시길 권고 드린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