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어제 북한의 임진강 무단 방류를 국제관습법 위반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렇다면 북은 댐 방류를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책임과 6명의 인명 피해에 대한 보상까지 해야 한다. 국제관습법이 비록 강제규정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북은 도의적·정치적으로 이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못 해도 사과와 재발방지는 해야만 한다. 방류 사유도 명쾌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북이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화해를 원한다면 어거지를 버리고 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남북 협상을 통해 사고현장을 공동조사하고 사과할 것은 하는 것이 통례다. 그래야 신뢰가 쌓인다. 사과는커녕 진상조사도 없이 막연하게 ‘댐 방류 사전통보’ ‘관광객 신변보장’ 등을 언급한들 우리에게는 입발림으로만 들린다.
북의 태도를 ‘유화 제스처’ ‘평화공세’ ‘전술적 변화’라며 깎아내리게 되는 이유다.
남북 간에는 그간 수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북은 진상조사와 사과·재발방지 약속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건도 1년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가 없다. 얼마 전 북의 군사분계선 통행 제한 해제 건도 사과 없이 그냥 거둬들였을 뿐이다. 북이 어제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임금 400% 인상 요구안을 철회하고 5% 인상으로 수정 통보한 것도 마찬가지다. ‘5% 이상 요구 불가’라는 남북 합의안이 버젓이 있는데도 무리한 요구로 남북 관계를 훼손했지만 그들은 별말이 없다. 이런 북을 어떻게 협상파트너로 믿고 대화하겠는가.
북은 지난달 21일 노동당 김기남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서울에 보냄으로써 이명박 정부와 대화 모멘텀을 만들었다. 이것을 살려나가는 데는 북의 진정성이 최대 관건이다. 남북관계의 새출발은 무고한 국민의 인명피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6자회담 복귀 선언 등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북은 진심으로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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