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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충돌한 WAN회장과 노대통령

“한국 신문법, 독자 제한해 민주주의 아니다”
“신문은 막강한 권력, 남용 제어할 장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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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05.30 14:59 36' / 수정 : 2005.05.30 21:37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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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문협회, 세계편집인포럼

세계신문협회(WAN) 58차 총회와 세계편집인포럼(WEF)이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회식을 갖고 사흘간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게빈 오라일리 WAN 회장 대행과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의 언론 환경을 놓고 상반된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라일리 회장 대행이 “한국은 아직 완벽한 언론 자유를 얻지 못했다”고 말한 반면, 노 대통령은 “여전히 신문은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권력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무현 대통령과 개빈 오라일리 세계신문협회장이 30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에서 나란히 앉아 박수치고 있다. /연합

오라일리 WAN 회장 대행은 환영사에서 “언론의 자유를 얻기까지 길고 어려운 과정을 거쳤으며 한국에서는 아직도 완벽하게 얻지 못했다”며 “최근 입법된 신문법은 신문의 시장점유율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자가 신문을 선택할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일반적 관례가 아니다”라며 “신문의 편집인과 발행인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축사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권력의 남용을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언론인의 윤리적 자세와 절제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근대 시민사회에서 언론의 정치권력에 대한 견제역할 강화, 언론의 자유신장을 설명하면서 “그러나 언론 자체가 시장의 독점과 독점적 지배구조를 통해 권력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고려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자유와 인권이 위기에 처한 사회에서 언론의 비판적 기능은 여전히 강조되어야 하지만, 민주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통합의 위기가 문제되고 있는 사회에서는 갈등을 조장하는 언론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번 총회의 주제인 ‘신문의 위기’와 관련, “신문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한단계 더 높이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전제, “많은 사람들이 신문의 위기를 얘기하지만 여전히 신문은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권력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대회 개막사에서 이 같이 말했으며 오라일리 회장은 대통령이 회의장을 떠난 다음 연설을 했다. 따라서 대통령은 오라일리 회장의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이번 행사에는 아서 설츠버거 뉴욕타임스 회장과 마이클 그레브너 독일 홀츠브링크그룹 부회장, 페르 미카엘 젠스 메트로인터내셔널 부사장, 하코시마 신이치 아사히신문 회장 등 80여개국에서 1천500여명이 참여했다.

서울총회의 주제는 ‘혁신을 통한 기회포착: 성공의 열쇠’로 뉴욕타임스 회장과 스키타 료키 닛케이신문 사장이 미디어 전망에 대해 발표하며 ‘신문 르네상스: 무료 신문에 관한 보고’와 ‘차세대 미디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등을 주제로 세계 언론인들이 연설한다.

또 WEF의 주제는 ‘독자는 변하고 있는가? 신문을 변화시켜라’로 세계 각국의 언론인 등이 참여해 ‘누구나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는가’와 ‘타블로이드의 열풍, 열기는 가라앉는가’, ‘비주얼 저널리즘’, ‘아시아 지역 신문의 차별화 방안’ 등의 소주제에 대한 토론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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