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중폭 개각이 있었다.

이재오 의원의 '한 자리'는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있었지만, 김태호 前 경남지사의 총리내정은 과장을 조금 보탠다면 쇼크였다.

그만큼 그간 대한민국 국무총리하면, 나이가 어느 정도는 되고 산전수전 다 겪어 야당의 공세에 '구렁이 담넘어 가듯' 슬쩍 물꼬를 돌려버리는 노련함을 떠올리기에, 경남에서만 구의원과 군수 그리고 도지사를 역임한, 아직 새파란(?) 40대의 인물이 총리로 내정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김종필 前 총리가 45살의 나이로 총리에 오르기는 했었지만, 그때의 상황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40여년 후인 오늘에 있어서는 더욱.

어쨌든 잠시 김태호 총리내정자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김태호하면 가장 상징적으로 떠오르는게 전공노(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한 강경책이다.

2006년 다른 지자체장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있는 와중에, 당시 노조 설립 신고도 하지않은 불법단체였던 전공노에 대해, 김태호 지사는 아래와 같이 말하며 전공노 사무실의 강제철거와 노조 전임자의 원대복귀 방침을 밝혔었다.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철도노조에 대해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자제하라"며 노조의 불법 행위를 비호한 것과는 천지차이로 말이다.

"전공노가 을지훈련 폐지를 주장하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지, 전공노가 대한민국의 공무원인지 의심스럽다.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정당화시키려는 세력은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 세력들이 한국의 좌파세력과 연대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흔들고 있다. 이런 시각을 갖고 있는 전공노의 가치는 단호히 배격되고 엄단돼야 한다. 이런 세력들이 설 자리가 없도록 을지훈련을 통해서 무장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10년 좌파정권의 끄트머리에서 좌절감에 빠져있던 국민들로서는, 이같은 김태호 지사의 확고한 인식과 언행에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속시원함을 느꼈음이 사실이었다.

물론 그가 경남지사 재직 시, 평양에 있는 온실에서 딸기 묘종을 가져와 밀양과 사천의 농가에 분양하고, 이를 재배해 딸기를 생산하도록 한 '경남통일딸기 생산' 등 남북교류사업을 벌였고, 2007년 90여 명으로 구성된 '경남도민대표단'과 함께, 국내 최초로 민항기를 이용해 김해공항∼평양 순안공항 루트로 방북길에 오르기도 했으며, 2008년 9월에는 경남지역에서 20여 만 명이 10억 원을 모아 평양 장교리에 소학교를 건립하는 등, 북과 관련해 지나치다싶을 정도의 행보에 대한 우려감도 있었지만..

윤이상 음악당의 건축을 위해, 이미 배정받은 480여억원에 더해 500억원의 추가지원을 정부에 건의한 것도 포함해서. 

다시 현실로 돌아와..

이번 김태호 총리내정이 알려지자, 각 언론들은 너나 할 것없이 '김태호, 차기 대선후보로 급부상'類의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간 거론되던 김문수 오세훈 이재오 등을 한순간에 제압하고, 마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과 함께 투톱의 자리에까지 올리는 모습이다.

물론 총리에 내정된 것을 두고 덕담수준이라면 또 모를까, 이는 너무 성급한 작위적 썰이요 어쩌면 한나라당 內의 또다른 분열을 가져올지도 모르는(저들의 전략?) 보도라는 생각이다.

경남을 기반으로 한 박근혜 의원과 같은 지역을 베이스로 하는 김태호 내정자이기에, 그리고 이런 기사로 인한 박근혜 지지자들의 '위협을 느낌'이란 심상과, 김태호 지지자들의 "어쩌면 우리가.."

로의 도가 넘는 경쟁의식에 의한 싸움박질이 예상되니 밀이지.

물론 정치라는 게 내일 당장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는 하지만, 이같은 예상은 나 혼자만 드는게 아닐 것같다.

그리고 이같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시키는 언론들의 행태 역시 불만이고.

이런 기사들이 나오자 역시나 이같은 걱정을 증명이라도 하듯, 벌써부터 박근혜 지지자들의 김태호 내정자에 대한 비난이 여기저기서 나오고있다.

김태호 지지자들 역시 박근혜 의원에 대한 비난에 수고를 더하고 있고..    

결론을 말씀드리면, 만약 김태호 내정자가 다음 대선(한나라당 경선을 통과해야 겠지만)에 출마한다면, 예전 이인제의 경우를 답습함이다.

40대의 젊다는 것은 대통령이 될 필요조건은 되겠지만, 충분조건까지는 되지 못한다.

대통령이 될 필요충분조건을 갖추려면, 그래도 젊은 50대의 나이에 정치경력을 많이 쌓은 내적인 성숙함을 보일 차차기 혹은 그 다음까지도 그에게는 활짝 열려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번 김태호 총리내정은(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를 차기 대선 후보로 염두에 둔 것이라기 보다는, 젊은 이미지를 비록 겉에나마 스프레이하여 청년층에 다가가기 위함 그리고 4대강 사업의 계속된 실행(그는 경남지사 재임 시 '낙동강 운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을 위한 포석이라는 생각이다. 

하기에 강력한 대선 경쟁자로 여겨 박근혜 지지자들의 불필요한 감정의 드러냄과, 이번 총리내정을 대선으로만 연결시켜 김태호 지지자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으로의 사고의 표출은, 둘 모두에게 결코 득이되지 못한다.

이런 지겨운 싸움질을 보는 일반 국민들은, 더이상 희망없는 정부와 한나라당에 등을 완전히 돌리고 말 것이고.

박근혜 지지자..

오해사기 충분한 정도에 지나친 김태호 비판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적을 자꾸 늘리지말라는 말이다.

김태호 지지자..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대권을 향한 씨앗이 뿌려졌지만, 아직 열매를 맺으려면 오랜 기간이 남았음을 직시하고, 박 지지자들과의 감정다툼에서는 발을 빼고, 김태호 내정자가 대권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게끔 총리의 역할에만 충실하도록 조언함이 최선의 길이다.

이 모든 우려하는 상황은 오로지 대선 그리고 대권만에 모든 안테나가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직책 그리고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국민은 그에 보답을 할 것이다.

두 분 그리고 두 지지자분들의 진중한 생각 그리고 현명한 결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