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서 보도하길,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초등학생들의 현충일에 대한 이해를 실었다.

’현충일이 어떤 날이냐?’, ’왜 현충일은 슬픈 날이냐?’란 물음에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신 날”, “현충일이 뭐 하는 날인지도 모르고 그냥 노는 날이라고 기뻐하기만 했다”, 심지어 “그냥 놀고먹으면 된다. 몇 시에 사이렌 울리는데 그때 묵념만 하면 된다”거나 “중고등학생들은 학원가고 초등학생들은 학원 안 가는 국가공휴일”이라는 황당한 답변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어렸을 때 배운 것 같기는 한 데 잘 모르겠다. 엄마, 아빠와 놀러 가기로 했다. 학원은 안 가서 좋다”는 어이없는 답변이 있는가 하면,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는 날”이라면서도 ’왜 싸운지 아느냐’란 질문에는 “그건 잘 모르겠지만 슬픈 날이다. 나라를 위해 싸웠으니까 좋은 분들이다”라는 답변도 있었다고 한다.

학부모와 교사는 “초등학생인 딸은 현충일은 잘 모르는 것 같다. 3ㆍ1절은 아는데 현충일 하면 딱 떠오르는 역사적 인물이 없어서 그런지, 국기만 달면 되는 날로 알고 있다”, “일부 중학생도 현충일과 제헌절을 헷갈린다. 초등학교 때부터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그런 것 같다”라며 걱정하는 소식도 있었다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 가장 관심을 끄는 답변은 “6ㆍ25때 죽은 사람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날이라 하네요 맞나요? 전 이순신 장군님을 기리기 위한 날이라고 했는데요”라는 것이었다.

왜 그런가 하면 의외로 단순하다.

현재, 6월 6일은 현충일이라 하여 공휴일로 정하여 각종 기념행사하고 쉰다.

그러나, 우리에게 현충일인 6월 6일에 딱 떨어지게 떠오르는 ‘역사적 사건’은 6.25임에도 불구하고 6.25에 한정하지 않고 막연히 ‘조국을 위해 순국’했다며 우리 역사 전체 순국선열을 들먹이므로 지극히 추상적이고 가공적인 개념인 점이 치명적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사실 6.25는 1950년 북괴의 남침 사실에 근거하므로 홪정적이고 구체적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6월 25일은 허무맹랑하게 아무런 기념일도 아니다.

그저 6,25가 발발했다는 것이고, 아무런 기념행사도 없고, 더욱이 공휴일도 아니요, 그냥 전쟁드라마 보는 날 정도의 의미 밖에 안 느껴지는 휴일도 아닌 평일이다.

그러니 전쟁체험세대에게조차 추상적이고 막연한 개념을 전후세대에게 설명한다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6월25일 날에 전쟁이 일어났는데 6월 6일 날에 추모한다는 것이 어린 초등학생들에겐 당연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실수였고, 6.25 때문에 생겼으면서도 막연한 순국선열 전체를 추모하여 구체적 의미가 추상적으로 희석되고 만 것이다.

현충일 같은 개념의 공휴일은 물론 외국에도 다 있겠지만, 대부분 역사적 사건에 맞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도 현충일을 6월25일로 지정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즉, 현재의 6월 6일 현충일처럼 총괄적 불특정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기념일을 공휴일로 정하기보다는, 6.25처럼 북괴군의 침략이라는 구체적 특정사안을 가진 날을 공휴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의 역사적 사건인 6.25가 연상되는데다가, 현실의 적인 공산주의자와 맞서 싸운 일을 상기시키고, 대북경각심을 일깨우기에 가장 의미가 좋기 때문이다.

순국선열들의 애국 중 가장 현실적인 테마는 6.25 발발과 그에 따른 반공임을 상기할 때, 현충일은 6월25일로 변경하여 두고두고 좌익의 이단성 홍보와 우익의 정통성 수립에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본다.

안 그래도 전교조를 통하여 해방정국만 열심히 왜곡해서 따지면서도 6.25는 얼렁뚱땅 건너뛰게 만든 좌익정권 10년의 해독도 가시지 않은 마당 아닌가.

또한, 6월이 호국의 달이라는 뉘앙스도 추상적인 현충일보다는 구체적인 6.25가 더욱 직접적인 의미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6.25 일어난 달에 6.25와 관련 없는 순국선열까지 포함하여 추모하는 6.6 현충일에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나니, 6.25는 그냥 전쟁드라마 보는 날 정도의 의미 밖에 없게 된 것은 큰 문제라고 본다.

가장 최근의 국난인 6.25가 일어난 달에 괜히 엉뚱한 6월 6일을 현충일이라는 추상적인 날을 잡아서, 일제침략, 병자호란, 임진왜란, 몽고침략을 포함하여 추모하는 바람에, 6.25 관련 테마가 6월말 이전에 미리 소진되어 버렸고, 이는 6월 6일을 현충일로 만든 직접적 계기인 6.25는 “수많은 국난 중에 하나인 6.25”로 비중이 축소되어 그 의미를 실질적으로 퇴색시켜 버린 꼴이다.

즉, 6월 6일이 현충일이기 때문에 가장 최근의 국난인 6.25를 오히려 잊혀지게 만든 것이다.

그러니, 6.25가 발생한 6월25일 당일을 순국선열추모일 곧 현충일로 정하였으면 훨씬 의미가 구체적이지 않겠는가.

전체 순국선열을 통하여 6.25 전몰군경을 추모하기보다는 6.25 전몰군경을 통하여 전체 순국선열을 추모함이 더 구체적이지 않은가?

6월25일을 현충일로 정한다면 6.25를 통하여 순국선열 추모와 국난대비 태세 강화를 강화하는 기능과 함께 6.25의 본질이 지금처럼 변질 유통되는 것도 막았을 것으로 본다.

구체적인 6월25날을 공휴일로 정하면 이해하기도 쉽고 인식도 훨씬 구체적일 텐데, 왜 괜히 추상적인 6월 6일 날을 공휴일로 하는가.

단 한번 만에 의미가 통하는 6월25일이 현충일이면 좌파적 시각으로 왜곡되려는 역사도 저절로 바로잡는데, 왜 열 번 생각해야 의미가 와 닿는 6월 6일인가.

사실 나 같아도 현충일에 대하여 얼른 설명하라면 괜히 틀린 구석이 드러나 트집 잡힐까 대뜸 대답 못한다.

엉뚱하게 대답하는 초등학생이 무식한 게 아니라 오해를 불러일으킬 6월 6일로 정한 게 잘못인 것이다. <끝>

<부 추 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