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하는 측근들이 얼굴 못 쳐다봐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경질이 늘고, 가족에 대한 의존이 심해졌다는 국정원의 국회보고가 나온 가운데 대북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의 하태경 대표는 김 위원장 건강의 비밀이 우울증에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25일 PBC(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뇌졸중에 걸린 뒤 가벼운 우울증이 생겼다”며 “우울증에 걸리면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신경질과 화를 자주 내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화를 너무 많이 내고 신경질을 달고 살아서 대면보고를 하는 측근들이 얼굴을 아예 쳐다볼 수 없을 정도”라며 “현지지도 시간도 예전의 절반 이하로 줄어 실질적으로는 셋째아들 김정은이 현지지도를 하고 김 위원장은 그냥 ‘폼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평양 공연을 위해 방북한 파벨 오브샨니코브 러시아 21세기 관현악단장 겸 수석지휘자는 김 위원장을 면담한 직후 일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말보로 담배를 피웠고 악수하는 손의 힘이 강했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의 기억이 명확했으며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했다고 말해 김 위원장의 ‘건강회복설’이 제기됐다.

하 대표는 이에 대해 “우울증에 걸리게 되면 술과 담배를 자주 찾게 되는데, 투석 직후 일시적으로 몸 상태가 좋아진 김 위원장이 술과 담배를 하는 것”이라며 “건강이 좋아진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3남 김정은에 대해서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당선자 신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이) 주요 기관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고 있고, 최근 화폐개혁 실패로 해임된 박남기 계획재정부장 자리에 김정은 사람이 들어갔다”며 “권력 인수가 거의 완료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