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일고 언급 없는 조선일보도 혹시 로비대상이 아니었을까? -

부산저축은행 갈취사태의 주범인 “광주일고” 동문에 대하여 대단한 인내력으로 언급을 피하던 조선일보 사설에 보니 “감독기관 범죄는 가중처벌해야”라는 제하에 유독 “부산상고” 출신임을 밝힌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에 대한 소환 조사를 놓고 부산저축은행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은진수가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소리는 아니다.

또한 감사원과 금감원 같은 감독기관의 낙하산 인사 부정이 없었다는 소리도 아니다.

저축은행 사태에서 구속되거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감사원과 금감원의 전·현직 간부들이 금감원 내부 정보는 물론 감사원의 기밀 문건까지 빼줬고, 다른 간부는 금감원의 저축은행 검사(檢査)와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식의 부정부패가 없었다는 소리도 아니다.

다만 그 본질적 주체가 광주일고 동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주연배우란 말이다.

동시에 로비 당했다는 구실로 감독권을 악용하여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편승한 부패집단인 감독기관은 잘되면 한턱하고 못되면 발뺌하려는 기회주의적 의식으로 무장된 “보장성 조연배우”였을 뿐이다.

문제는 주연배우인 부산저축은행 경영진들은 “광주일고”라는 연맥을 가지고 있지만, 조연배우인 감사원이나 금감원은 그러한 연맥이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것도 아니라는 거다.

분명 조연 스텝 속의 주도세력은 부산저축은행 경영진과 특수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거다.

이러한 세력들의 마수에 걸려든 외부인이 현 정권의 심장부인 은진수로 보이는데, 지 딴에는 순진하게 말려든 조연 바보가 아닌 척 눈치껏 융통성 부린 게 오히려 저들의 똥냄새를 혼자 묻힌 꼴이 된 것 같다.

은진수는 우익 같은 투쟁의식과 경각심이 없는지라 혼자 품위 있게 처신하기만 해도 남들은 알아서 겁 먹어주는 게 권력인 줄 아는가 본데, 언론이 저들에 의하여 장악되어 이명박이 휘둘리고 있음을 모르는가 보다.

공식적인 권세가 순순하게 보장받는 줄 아는가 본데, 독종이 아니면 그것도 만만치 않음을 모르는 모양이다.

그들이 누군지도 모르고 순진하게 안 보이려고 괜히 바보 짓하다 혼자 똥 묻힌 꼴이 가련하다.

문제는 이렇게 똥 묻은 어리숙한 조연을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주연처럼 취급하는 언론의 태도다.

분명 감독기관의 청렴성 문제도 문제이긴 하나, 이는 항구적인 모순이었지 이번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본질은 아니다.

감독기관에다 똥을 묻혀서 자기 똥냄새를 가리는 부산저축은행 갈취사태의 주연 광주일고 동문이 본질이다.

감독기관에 뇌물을 주든 말든 부실대출과 부당인출을 하지 않았다면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서민예금주들이 땅을 치며 통곡했겠는가.

어쨌든 한번도 ‘광주일고 동문’ 언급 없는 조선일보의 감독기관에 대한 엉뚱한 예봉은 오히려 조선일보조차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주범들로부터 돈을 받아먹은 게 아닌지 의심가게 만든다. <끝>

<부 추 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