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가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하며 중국 대사관 앞에서 일주일째 단식농성을 해온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의 중국 방문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베이징의 한국대사관에서 탈북자 문제에 관한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비서관 등 2명과 함께 지난 13일 중국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하여 27일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려던 박 의원은 출국하지 못했다고 한다.

참으로 치사하고 더러운 짱께들이다.

설령 전략차원에서 귀에 거슬리더라도 가치차원에서 감내해주어야 마땅할 것인데, 이들은 국익을 인권보다 우선하는 저급한 근성을 드러내고 만 것이다.

가치추구라는 것이 약자에게는 김빠지는 고리타분한 소리 같지만, 강자에게 있어선 기본적인 품위이다.

왜냐하면, 가치를 추구하지 않는 강자는 악당일 뿐이기 때문이다.

가치추구를 배제하고 실리추구에만 집착하면 결국 그 결과는 침략전쟁 밖에 없다.

즉, 실리를 추구하는 만큼 손해 보는 상대방은 반드시 이를 경계하게 됨은 물론 이익을 공유하는 다른 집단과 연대를 통하여 적대전선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왜 분쟁국의 망명자들은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미국으로의 망명을 택하려 하겠는가.

왜 중국의 부자들은 투자이민을 통해서라도 미국으로의 탈출을 꿈꾸려 하겠는가.

그것은 미국이 강대국 중에 유일하게 이익보다는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치추구 자세 때문에 국익에 도움도 되지 않는 세계각지의 인권문제에 개입하는 것이다.

국익에 손해가 될지언정 독재자를 지지하지 않는 가치추구 자세 때문에 모든 인류의 동경을 받는 것이다.

이용해먹으려고 적국의 배신자는 받아줄지언정 고통에 쫓기는 망명자는 받아주지 않는 나라, 더구나 망명을 신청을 한번도 받아본 적 없는 나라인 중국과 너무나 대비되는 모습 아닌가.

비록 중국의 성장세 때문에 지금은 다소 위축되어 보일지언정, 오히려 그러한 가치추구 때문에 외국에 대한 군사력 개입이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더 정당화되기에 군사적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강자의 위상을 공인받고 강자의 품위를 지키는 길은 실리보다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번에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해온 박선영 의원의 중국 방문비자 발급거부를 통하여 ‘중국의 세계제패’라는 꿈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번 탈북자 북송 작태를 통하여 보여준 눈에 뻔히 보이는 비인도적이고 국수주의적인 실리추구 자세는 이에 희생되는 세력들에 의한 잠재적인 적대전선만 구축할 뿐이며, ‘가치를 파괴하는 중국’에 자극받은 주변세력들이 중국이 세계를 제패하는 모습을 방관할 수 없도록 일깨워주었으며, 동시에 중국 영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수민족들이 중국과 한 지붕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이유를 더욱 공고해지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은 최강자가 되기엔 영 글러먹었다고 본다.

20년 전 일본의 예처럼, 절대로 중국은 세계제패를 하지 못한다고 본다.

약자들에게 이들의 부상(浮上)을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만들 가치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