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은 위탁교육기관으로 전락했다.
해방이래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사학을 국․공립학교와 조금도 다름없이 획일적인 규제의 틀 속에 묶어 놓음으로써 우리의 현실 속에서는 공․사립학교간의 구별이 없어졌을 뿐 아니라, 같은 사립학교 간에도 아무런 개별적 특성을 찾을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이처럼 우리의 사학은 타율에 의한 자주성의 상실로 단순한 국․공립학교의 대체 역할을 맡고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정부의 위탁교육만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사학 본연의 건학이념을 구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학이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은 단순한 사학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열린 사고를 지닌 건전한 인간을 길러내야 하며, 특히 국경 없는 무한 경쟁시대에 한국을 이끌어갈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어야 할 우리의 교육이 방향을 잃고 표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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