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재개정 더는 미루지 말라
여야가 6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니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여야가 논의만 하다 의견 차이로 재개정이 또다시 흐지부지되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지난 1월 여야는 재개정 논의에 합의해 놓고도 논의해 본 적조차 없다. 4월 말에는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서서 “여당이 대승적으로 양보하라”며 타협을 유도했는데도 열린우리당은 “사학법은 당 정체성의 상징”이라며 거부했다. 엊그제는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을 의결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고, 사학단체는 이에 불복종 운동을 결의하고 나섰다. 정부와 사학·종교단체 간의 정면 충돌이 우려될 정도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정부 여당의 결단이 필요하다.
마침 여당 내에서 조심스럽게 정책기조에 변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현상을 주목한다. 사학법 재개정 논의 방침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없지 않겠지만, 기왕 한나라당과 논의하기로 한 만큼 전향적인 자세로 재개정에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 역시 하는 둥 마는 둥 해서는 안 된다. 6월 국회 처리 법안에 사학법 재개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관철하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사학법의 악법성은 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 개방형 이사제 도입 등 사학의 경영권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독소 조항 등은 수정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다.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 첫 시험대가 사학법 재개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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